오늘은 외할머니 기일이다.
외가쪽 친척들이 모두 모이는 날.
항상 그렇듯이 오늘도 외가 친척들은 용유도로 모인다.
내가 어렸을 때 부터 항상 외가 모임은 용유도에서 이뤄져 왔다.
그런데 오늘은 조금 특이한 걸 발견했다.
외삼촌 댁 앞에 간판에 ‘캠핑장’ 이라는 글씨가 나타난 것!
요새 캠핑에 푹~ 빠져 살다 보니 ‘캠핑장’ 이라는 글씨가 너무도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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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랏~!
차가 제법 많다.
나랑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캠핑장을 개업하시다니.. ㅡ.ㅡ
과연 얼마나 많은 캠퍼들이 와 있을까?
어떤 텐트들이 이 용유도 해변을 차지하고 있을까?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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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알고 보니 그냥 칼국수 먹으러 온 손님들이었다.
아직 정식으로 캠핑장을 오픈한 건 아니라서 캠퍼들이 자주 찾진 않는다고 하신다.
캠핑장이라고 이름은 써 붙이긴 했지만 아직 제대로 캠퍼들을 위한 시설들을 준비해 놓지는 못하셨다고 한다.
대충 둘러 보니 샤워실도 제대로 만드셔야 할 것 같고, 사이트마다 쉽게 전기를 쓸 수 있도록 배전반 시설도 필요하고, 개수대도 필요하다.
뭐.. 돈 쓰려고 마음만 먹으면 뭔들 못하랴.
근데 정말이지.. 조만간에 텐트 들고 한번 놀러와야겠다.
바다 바람만 어찌 잘 막으면 전망 하나만큼은 정말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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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삼촌 댁 마당에 피어있는 예쁜 꽃들.
여름꽃들이 이렇게 예쁜데, 꽃! 하면 ‘봄’이 먼저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
아무래도 겨우내 봄이 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던 마음 때문에 봄꽃이 머리속에 더 많이 남아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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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와 로코.
오랜만에 캠핑도 안가고 이렇게 바닷가에 나와 앉아 있으니 조금은 심심한 것 같다.
항상 캠핑장에 가서 뭔가 재미있게 놀 거리를 찾곤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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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삼촌께서 점심으로 먹으라고 칼국수를 내어 주셨다.
바지락 칼국수..
근데 외삼촌 댁에 가기 직전에 이모댁에서 라면에 밥까지 말아 먹어 더 이상 들어갈 배가 없다.
용유도에 가면 꼭 칼국수를 먹어야 하는데..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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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초칼국수. 그리고 김치.
비록 배가 터질 것 같이 부르지만, 용유도에서 칼국수를 안먹고 그냥 갈 수는 없다.
함초가 들어간 바지락 칼국수는 서울에서 내노라하는 칼국수 맛집보다 맛있다.
서울에서 줄을 서서 먹는 칼국수 집들을 몇번 찾아봤지만, 용유도 칼국수 맛을 따라갈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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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바라보이는 정자에 둘러 앉아 맛있게 칼국수를 먹는 우리 가족.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칼국수를 먹으니 그 맛은 정말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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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식은 수박.
그리고 수박 킬러 로코.
꼬마애가 수박을 어찌나 잘 먹는지.. ^^
그냥 잘 먹어주니까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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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와 함께 스마트폰 게임을 즐기는 호주.
어렸을 때부터 항상 엄마 아빠의 갤럭시폰 보다는 할아버지의 아이폰을 더 좋아했던 호주다.
나중에 크면 핸드폰은 아이폰으로 사줘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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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가 장난을 걸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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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니 두 개 중에서 하나만 빠지고 하나는 계속 안빠진다.
흔들흔들 하면서도 안빠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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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바닷바람 맞으며 마시는 커피 한잔.
비록 믹스커피지만 맛은 별다방 커피 못지 않다.
Good Cho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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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와 함께 열심히 노는 호주와 로코.
항상 아이들과 함께 반평생을 살아오신 어머니의 노련함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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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와 함께 만든 멋진 작품.
해변에서 조개 껍데기를 모아서 예쁜 토끼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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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했던 바닷바람이 어느새 쌀쌀하게 느껴지는 지 지정이는 차에서 담요를 가져다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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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포스가 물씬 풍기는 로코의 모습.
보기에는 이래도 호주에 비해서 참 몸이 많이 약하다.
콧물도 많이 나고, 기침도 많이 하고.. 감기를 달고 사는 로코.
성질좀 줄이고, 좀 더 건강하게 자랐으면 하는 게 아빠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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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없어도 모래놀이 장난감만 있으면 몇 시간이고 열심히 노는 우리 로코.
매주 캠핑장 흙을 가지고 놀던 로코가 이번엔 해변을 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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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바닷가 바람을 맞으며 해먹에 매달려 낮잠 한숨을 자고 싶은 충동이 마구 샘솟는다.
다음 부터 어디 갈 때 해먹만큼은 꼭 트렁크에 챙겨 다녀야 할 것 같다.
서울은 찜통더위였다는데.. 바닷가라 그런지 더운 줄 몰랐던 하루.
캠핑장을 새로 시작하시는 외삼촌 사업이 잘 되시기를 마음속으로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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