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에서의 셋째날 이야기.
둘째날 이야기를 정리했던게 3월인데 벌써 10월이 되어버렸다. 확실히 여행기 정리하는 게 쉽지는 않다.
여행을 다녀온 지 벌써 1년이 훌쩍 지나가 버렸지만 1년 전을 추억하며 세부에서의 셋째날 추억을 더듬어 본다.
셋째날은 아빠와 하리는 다이빙을 하러 가기로 하고, 나머지 가족들은 그냥 리조트에서 쉬기로 했다.
플렌테이션베이 리조트는 밖으로 나가지 않고 리조트에서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잘 되어 있다.
꿈나라를 헤메고 있는 꼬맹이들을 깨워서 아침식사를 하러 나선다.
숙소에서 식당까지는 리조트 셔틀을 이용해도 되지만 걸어서 5분만 가면 되기 때문에 산책도 할 겸 걷는게 좋다.
아침식사는 최대한 가볍게~
사실 플렌테이션베이 리조트의 아침메뉴가 그리 거창하지가 않기에 간단하게 먹을 수 밖에 없다.
에그스크램블이랑 베이컨, 빵, 커피 정도면 됐지 뭐.
플렌테이션베이 리조트를 예약할 때 조식 포함/미포함을 선택할 수 있는데, 좀 부실하더라도 조식 포함이 훨씬 낫다.
리조트 주변에 슈퍼도 없고 따로 뭔가를 사먹기가 굉장히 애매한 위치이기 때문이다.
리조트 정문을 나서면 정말 아무것도 없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면서 찍은 풀장.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아무도 없다.
하리와 아빠가 스쿠버다이빙을 떠난 후 엄마와 함께 리조트를 둘러보기 시작한다.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미니 골프장.
사실 말이 골프장이지, 작은 벙커와 그린이 전부다.
클럽과 골프공은 무료로 빌릴 수 있지만 그린 상태도 별로고 그냥 장난삼아 한번 정도 쳐 볼만한 곳이다.
어프로치 연습하기에 적당한 정도?
자전거도 무료로 빌려서 탈 수 있다.
1인용도 있고, 2인용도 있어 원하는 자전거를 타고 리조트를 한 바퀴 슝~ 둘러보기 좋다.
아침 먹은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출출해 져서 전날 미리 사놨던 라면을 끓여 먹는다.
필리핀 라면도 제법 먹을만 한데, 한 가지 흠이 있다면 양이 얼마 안된다.
어른들은 두 개, 아이들은 1개씩 먹으면 딱 정한 양이다.
라면으로 허기를 달래고 다시 놀러 나가기.
헬스장 앞쪽에 시간마다 진행되는 프로그램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리조트에 머무는 일정 동안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알아두고 관심있는 프로그램에 참가하면 더욱 알차게 리조트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오후 2시에 맞춰 피규어 페인팅 프로그램에 참가한 우리 꼬맹이들.
인상좋은 직원분이 원하는 피규어를 나눠 주시고 아이들은 원하는 색깔로 피규어에 색깔을 입히면 된다.
초반에는 둘 다 열심히 색칠을 하기 시작한다.
호주는 워낙 간단한 피규어라서 그런지 금새 뚝딱 색칠을 다 끝내 버렸다.
언니는 벌써 색칠을 다 끝냈는데 자기꺼는 너무 어렵다고 울기 시작하는 로코.
산타클로스 피규어를 선택한 로코였지만 얼굴 칠하는 게 너무 어려웠나보다.
아무래도 눈/코/입 디테일을 살리기가 좀 힘들었을 듯.
피규어 페인팅을 잘 마친 호주는 바로 옆에 있는 암벽 등반 코너로 달려간다.
중간에 조금 힘들어 하긴 했지만 끝까지 올라간 우리 호주.
비록 제일 쉬운 코스였긴 했지만 4학년짜리 여자애 치고는 참 잘 했다.
호주의 암벽타기가 끝나고 물고기가 있는 작은 연못으로 향한다.
물고기가 마냥 신기한 우리 꼬맹이 로코.
그냥 리조트를 둘러 보는 것만으로도 신이 난 모양이다.
리조트 놀이의 다음 코스는 마차타기놀이.
세부 플렌테이션베이 리조트에서는 하루종일 리조트에서만 놀아도 할 일이 정말 많은 것 같다.
마차를 타면 플렌테이션베이의 이곳 저곳을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
자전거를 타고 슝~ 둘러보는 것도 좋지만 마차 위에서 플렌테이션베이를 둘러보는 느낌은 또 색다르다.
마차 위에서 호주랑 둘이 찍은 사진들.
리조트 안에서 마차를 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신나는 놀이가 된다.
3시가 넘어 팔찌 만드는 곳으로 달려가 보니 어김없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훈남 직원분!
아이들이 만들고 싶은 모양으로 마음대로 팔찌를 만들 수 있다.
심지어 이니셜까지 넣어 팔찌를 만들 수 있지만 호주랑 로코는 아주 간단한 팔찌로 끝~
암벽장 옆에 있는 양궁까지 즐기기~
정말이지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는 플렌테이션베이 리조트다.
4시가 넘어 다이빙을 갔던 아부지와 하리가 돌아오고, 시내 구경을 나가기로 했다.
시내까지 나가려면 따로 택시를 불러타고 가야 해서 조금 귀찮긴 하지만.. 그래도 고고!
시내에서 제일 큰 쇼핑몰에 들어가서 처음 사 먹은 SIOMAI라는 음식.
시오마이는 필리핀식 만두인데 그닥 맛있지는 않았다.
바로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바로 ‘망이나살’ 이라는 프랜차이즈 식당.
우리나라로 치면 롯데리아 정도 되는 곳이라고 볼 수 있는데, BBQ 전문 프랜차이즈 식당이다.
프랜차이즈인데 치킨, 그리고 생선 BBQ를 즐길 수 있다.
대부분 로컬 사람들 위주로 식사를 하고 있는 식당, 망이나살에서의 저녁식사.
조금 탄 부분이 많이 보이긴 하지만.. 그럭저럭 먹을만 했다.
후식으로 아이스크림도 먹고, 모든 음식들을 깔끔하게 먹어치운 우리 가족.
망이나살 메뉴중에서 좀 특이했던 점은 ‘밥’을 무한리필로 먹을 수 있는 메뉴가 별도로 있었다는 것이다.
필리핀 사람들도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밥심으로 일하는 분들이 많이 있나보다.
망이나살에서 든든하게 저녁을 해결하고 시장을 둘러보는데 어딘가에서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겨온다.
냄새를 따라 찾아간 곳은 시장표 BBQ 전문점이다.
Manok은 치킨, Liempo는 돼지고기다.
170페소니까.. 우리나라 돈으로는 4천원 정도.
정말 큼지막한 치킨 한마리 통구이가 4천원 밖에 안한다.
역시 이 정도 되야 좀 저렴하다는 느낌이 들지.
세부에서 이름좀 있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다 보면 한국이랑 비교해서 싸다는 느낌이 거의 안들었었는데, 역시 시장통 물가는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치킨은 이미 망이나살에서 먹었으니까 돼지고기를 시켰다.
삼겹살 부위인 것 같은데, 기름이 쏙 빠져서 그런지 담백하고 맛있는 돼지고기!
먹을 때는 이렇게 비닐봉지를 손에 끼고 손으로 먹는다.
이게 바로 로컬식으로 먹는 방법.
하리와 로코.
간장을 살짝 찍어 먹으면 되는데, 맥주안주로 딱 좋다.
치킨 하나, 돼지고기 하나 정도 시켜서 맥주랑 같이 먹으면 저녁은 따로 안 먹어도 될 정도로 양이 많다.
잠깐 현금좀 달라고 하시더니 옆에 가서 코코넛을 사 오신 아부지.
고기만 먹으면 느끼하다고 코코넛이랑 같이 먹으라고 사 오셨다.
버뜨.. 코코넛보다는 맥주가 훨씬 더 잘 어울리는 듯. ㅎㅎㅎ
시내구경을 모두 마치고나서 리조트로 돌아가는 길은 뚝뚝이로.
80페소였는지 180페소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나름 신형 뚝뚝이를 타고 리조트까지 돌아왔다.
택시도 많긴 하지만 로컬 이동수단인 뚝뚝이를 타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리조트에 돌아오자마자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밖으로 뛰어 나가는 하리와 꼬맹이들.
이제 하루만 더 있으면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어느덧 플렌테이션베이 리조트에서의 마지막 밤이 되어 버렸다.
플렌테이션베이 리조트에서 보낸 꿀같은 휴식.
세부 플렌테이션베이 리조트는 별다른 일정 없이 그냥 푹 쉬면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 같다.
직원들도 친절하고 시설도 깨끗하고, 방에서 바로 나가면 동양 최대의 해수풀이 펼쳐지는 멋진 리조트.
다음에는 꼭 지정이랑 다시 와야지.
2 Comments
그럭저럭 먹을만한 것 치고는 넘나 깨끗해진 접시!ㅋ
못먹을 정도로 별로였던건 아니니까…
여행기 정리하니까 세부 또 가고싶당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