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현충일 징검다리 연휴, 가족들과 함께 전주 한옥마을 여행을 다녀왔다.
여기저기 주말에 많이 다닌다고는 하지만 정작 아직까지 전주 한옥마을도 안다녀왔다.
그리 멀지 않으면서도 조용..히 다녀올 곳을 찾다가 다녀오게 된 전주 한옥마을.
전날 밤 꼬박 밤을 새서 일을 마치고 아침일찍 출발해 도착한 전주 한옥마을.
확실히 징검다리 연휴라서 그런지 아침 일찍 출발했는데도 차가 참 많았다.
평상시에 2시간이면 갈 수 있는 곳인데 무려 3시간이나 걸려 도착한 전주 한옥마을.
전주에 처음 도착했을 때 전체적인 도시 느낌은 굉장히 조용하고 한적하다는 느낌이었다.
전주 전체를 둘러본 것은 아니지만 한옥마을로 가는 길은 정말 여유가 느껴졌다.
아침도, 점심도 안먹었던 터라 우리 가족이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베테랑 분식.
전주 한옥마을 여행준비를 거의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꼭 가 봐야 할 맛집들을 몇 군데 알아봐 놓긴 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바로 베테랑 분식이다.
말 그대로 분식집이기 때문에 가격도 그리 부담스럽지 않다.
칼국수 맛이 정말 특이하고 진한 국물이 기억에 남을만한 그런 집이다.
국물은 마치 해장국을 먹는 것 같이 시원하면서도 진하고, 면빨은 그리 두껍지는 않은 약간 두툼한 국수 같은 느낌의 칼국수였다.
어쨌든 전주 한옥마을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이한 맛이기에 전체적으로 괜찮았다.
점심을 먹은 뒤 바로 우리가 향한 곳은 우리가 2박 3일 동안 묵을 게스트 하우스 토사랑.
한옥마을 중심부에서는 걸어서 약 15분 정도 가야 하지만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 위치한 한옥 게스트하우스다.
전통 한옥 고택체험과는 약간 거리가 있지만 한옥 스타일의 게스트하우스로, 저렴하면서도 깔끔한 게스트하우스를 찾는다면 딱 적당한 곳이다.
토사랑 게스트하우스 리뷰: https://www.chadorri.com/?p=32633
토사랑 게스트하우스에서 잠시 쉬고 나오면서 찍은 사진.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주.
한국에서 오랫동안 살았지만, 이제서야 와 보는 전주.
이번에 전주 여행을 다녀 오면서 느낀 점은 한국에도 분명 좋은 곳들이 많으니 여기저기 더 열심히 다녀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사실 전날 밤 거의 잠을 못잤었기 때문에 게스트 하우스에서 쉰 시간이 제법 길었다.
어느새 오후 늦은 시간이 되어버려서 우리가 찾아간 곳은 전주 한옥마을 야시장.
남부시장이라는 곳에 위치한 야시장인데, 한옥마을 자체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야시장까지 걸어가는 것도 별로 멀지 않았다.
저녁시간이 아직 되기 전인데 조점례 피순대 집은 이미 만원.
워낙에 유명한 곳이라 사람들이 항상 많다는 이야기는 블로그들을 통해 많이 봐 왔는데, 이렇게 유명한 곳인지는 몰랐다.
줄서서 먹어볼까도 생각했지만, 순대국밥 한그릇 뚝딱 하고 나면 다른 맛있는 음식들을 못먹을까봐 조점례 피순대는 패쓰~
야시장 안쪽으로 들어가니 청춘스테이크 / 쉬림프 스테이크에 사람들이 유독 많아 보였다.
어차피 개당 5천원~7천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으니 하나씩만 먹어보기로 하고 우리도 줄서서 구입.
다행히 본격적인 야시장 시작시간인 7시가 되기 좀 전에 도착해서 그런지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그냥 야시장에서 간단히 요기 하기 좋은 메뉴인 것은 맛지반, 가격대비 양은 그닥 별로인 듯.
사람들 블로그에서는 호평이 엄청나던데 개인적으로는 그냥 쏘쏘했다.
그래도 한번 정도는 먹어볼만한 메뉴들이다.
6시 55분쯤이었나? 갑자기 어디선가 카트 끄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알고 보니 시장 한쪽 끝에서 야시장 카트들이 들어오는 소리였다.
전주 한옥마을 야시장은 금요일, 토요일 밤 7시부터 11시까지만 운영을 한다고 한다.
야시장의 다양한 메뉴들 중에서 제일 유명한 집은 바로 총각네 스시.
남부시장의 한쪽 끝에 자리잡은 총각네 스시를 먹기 위해 줄을 서 봤지만 도저히 줄이 줄어들 생각을 안해서 결국 다음날 먹기로 하고 기다리는 걸 포기했다.
비록 다음날이 일요일이긴 했지만, 현충일 연휴라서 일요일에도 야시장이 선다는 걸 확인하고는 쿨하게 포기할 수 있었다.
야시장에서 이것저것 주워 먹다보니 배가 불러서 잠깐의 쇼핑타임을 갖기 위해 찾은 청년몰.
남부시장 2층에 위치한 청년몰에는 이것저것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파는 그런 공간이었다.
시장 2층의 버려진(?) 공간을 새로운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고 있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청년몰에서 쇼핑하다가 목이 말라 치맥 한잔~
청년몰 한쪽에 적힌 문구가 인상적이어서 한장 찍어봤다.
“모든 걸 다 먹어볼 순 없지만, 시도는 해 보자. 전주여행은 먹방이니까.”
정말이지, 전주에서의 기억은 오로지 먹는 기억밖에 없었던 듯.
먹고 걷고, 먹고, 걷고.. 또 먹고, 먹고, 먹는 전주 먹방여행.
야시장에서 이것저것 먹고, 치맥까지 했지만.. 야시장에서 나오자마자 또 바로 맥주를 한 잔 한다.
전주에서만 즐길 수 있는 전주 가맥 문화.
일명 가게맥주라는 뜻의 가맥집은, 슈퍼에 앉아 황태구이나 과자에 맥주를 한잔 하는 곳이다.
맥주 가격은 일반 슈퍼에서 파는 가격 보다는 천원 정도 비싸지만, 황태구이가 정말 맛있는 곳이라 전주여행을 간다면 꼭 가맥집에 가 보길 추천한다.
전주 초원 편의점 가맥집 후기 : https://www.chadorri.com/?p=32761
전주여행의 둘째날, 전주 한옥마을 전망대로
전날 밤 야시장에서 신나게 먹고, 맥주도 많이 마시고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와 푹~ 자고 일어나 보니 어느새 10시가 넘었다.
여행을 떠나 여기저기 열심히 다니는 것도 좋지만, 맛있는거 먹고 느긋하게 늦잠자는 이런 여행도 참 좋은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서 밖에 나갈 채비를 하고 있는데 사장님이 수박을 썰어서 가져다 주신다.
그냥 숙소에 머무는 사람들 누구에게나 과일은 항상 무료!
토사랑 게스트하우스는 가격이 그리 비싼 곳도 아닌데 인심이 참 후하고 좋았다.
아침겸 점심으로 삼백집에서 전주 콩나물국밥을 한그릇 했다.
글쎄,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 전주에 가면 콩나물국밥과 비빔밥은 꼭 먹어야지… 하면서 찾아간 삼백집인데,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
그냥 회사 근처에 있는 콩나물 국밥집이 더 시원하고 반찬도 맛있고 괜찮은 느낌.
오히려 삼백집 바로 옆에서 사 먹은 아이스크림이랑 빙수가 더 맛있었다.
빙수에서 무슨 인절미 맛이 나는데, 정말 특이하면서도 맛있는 빙수.
호주도 맛있는 아이스크림이랑 빙수를 먹어서 그런지 기분이 좋다.
분명 삼백집에서 국밥이랑 비빔밥 먹을때 까지만 해도 그리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말이다.
전주 한옥마을 전망대, 오목대
전주 한옥마을에서 솔직히 그리 갈만한 곳이 많은 것은 아니다.
그냥 돌아다니면서 맛집 찾아다니면서 먹고, 또 먹고, 먹는 그런 먹방여행.
하지만 전주 한옥마을에 가서 놓치지 않고 가 봐야 할 곳이 있으니 바로 이곳이다.
바로 오목대.
전주 한옥마을의 한쪽 끝에 위치한 오목대는 작은 언덕에 위치하고 있어 전주 한옥마을의 예쁜 지붕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고려 우왕6년 때 운봉 황산에서 왜구를 크게 무찌른 이성계가 개선길에 잠시 머물렀던 곳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오목대.
역사적 가치를 떠나서 전주 한옥마을에 왔다 간다면 이곳은 꼭 가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오목대 바로 옆동네에는 벽화마을이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산책하기에도 좋다.
통영 벽화마을만큼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전주여행에서도 벽화마을을 둘러보면서 예쁜 사진 남기기에 충분한 것 같다.
다만 길이 좀 험한 편이라 유모차를 끌고 다니기가 어려웠던 점은 좀 아쉽다.
오목대에서 내려와서 찾아간 곳은 바로 전주향교.
공자님을 모신 사당이 있는 전주향교는 성균관스캔들 영화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곳이다.
따로 입장료도 없으면서 한적하니 좋았던 전주향교.
가족들과 함께 전주 한옥마을 여행을 하면서 산책하기 괜찮은 곳이었다.
이 사진은 왜 찍었지?
2017년 6월 초의 내 모습.
전주향교에 이어 원래는 경기전이랑 전동성당에 가려고 했었다.
하지만 경기전은 마지막날 집에 가기 전에 둘러보기로 하고 패쓰, 전동성당은 미사시간이랑 겹처서 가까이 들어가지 못했다.
대신 우리가족이 찾아간 곳은 바로 전주 막걸리집, 옛촌은 껄리다라는 곳이었다.
막걸리를 싫어하는 것만 아니라면 전주 한옥마을 여행에서 빼먹지 말고 꼭 가 봐야 하는 곳이다.
3만 5천원이면 막걸리 한 주전자와 함께 한상 거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이니 말이다.
전주 막걸리집, 옛촌은 껄리다 후기: https://www.chadorri.com/?p=32573
정말 배가 너무너무 불렀지만, 그래도 놓칠 수 없는 메뉴가 있었으니 바로 야시장 총각네 스시다.
전날밤 줄이 너무 길어 포기했었던 총각네 스시를 맛이라도 보기 위해 야시장이 열릴 무렵 남부시장으로 향했다.
다행히 개시 직전에 가서 줄을 선 덕분에 대기번호 1번!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이 한명, 두명 몰려들더니 전날처럼 줄이 늘어섰다.
밥알을 한 줌 쥐어 소고기를 올려놓고는 불로 살짝 지져 주기만 하면 총각네 스시 완성!
6개에 5천원인데, 바로 먹어서 그런지 정말 맛났다.
야시장에서 그나마 먹을만한 괜찮은 메뉴! 총각네 스시!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왔는데 배가 너무 불러서 도저히 그냥 잘 수가 없었다.
결국 주변에 있는 놀이터에 아이들 데리고 가서 놀게 해 주고 나도 소화좀 시키고….
원래 내가 좀 잘 먹는 편인데 이번 전주 여행에서는 도저히 힘들어서 못먹을 정도로 정말 열심히 먹었던 것 같다.
정말 전주여행은 먹방이 맞는듯.
마지막날, 이제는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어느새 전주여행 2박 3일의 마지막 날이다.
딱히 전주 한옥마을 여행 와서 한 거라고는 먹는 것 밖에 없었던 듯.
마지막날도 아침 느지막히 일어나서 아침겸 점심으로 떡갈비를 먹으러 갔다.
지정이가 찾은 곳인데, 점심정식으로 떡갈비에 냉면까지 나오면서 가격도 만원대. 나름 괜찮았다.
한옥마을 여행을 간다면 떡갈비도 꼭 먹어보고 오는 게 좋을 듯.
점심먹고 경기전 가면서 아이들이랑 찰칵~
떡갈비집 바로 옆에 경기전이 있어서 경기전에 들어가 보기로 했다.
경기전은 입장료가 있긴 한데, 그래도 한옥마을에 왔다면 한번쯤 들어가 봐야 한다고 해서 들어간 곳.
막상 들어가 보니 태조어진이랑 전주사고, 그리고 어진박물관이 있고 제법 넓고 한적해서 입장료가 아깝지는 않았다.
한번쯤 들어가 보면 좋을만한 그런 곳?
경기전에 들어서면 정문에서 쭈욱 들어가자마자 태조어진을 만날 수 있다.
어진이란 왕의 초상화를 말하는데, 태조 이성계의 모습이 그려진 초상화가 있는 경기전.
그런데 진품은 아니고 모조품이라고 한다. 진품은 따로 보관실에 관리가 되고 있으며 1년에 한 번 정도 특별 전시기간에만 볼 수 있다고 한다.
경기전에 들어갔다면 놓치지 말고 봐야 찾아가야 할 전주사고.
조선왕조실록이 편찬된 이후 다른 춘추관, 충주사고, 성주사고의 실록은 모두 소실되었지만 전주사고의 실록만이 유일하게 살아(?) 남았다.
전주사고에 보관된 조선왕조실록을 내장산 용굴암에 옮겨서 임진왜란의 병화를 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왕조실록을 지켜낸 전주사고의 실록각.
조선의 역사를 지켜낸 중요한 곳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거라 생각된다.
어진박물관에도 소소하게 이것저것 볼 것들이 많았다.
사실 박물관은 별로 안좋아하긴 하지만 일반인들이 관람하기에 편하도록 내용들이 어렵지 않게 잘 설명되어 있어 좋았다.
특히 태조어진 뿐만 아니라 다른 왕들의 어진들도 전시가 되어 있어 옛 왕들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어 좋았다.
내가 보기에 제일 잘생겼던 왕은 바로 정조?
그런데 알고 보니 정조의 어진은 상상으로 그려진 것이라고 하니 실제 그리 잘생기지는 않았을 수도.
(비록 진품은 아니지만) 어진을 통해 옛 왕들의 모습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어진박물관은 전주여행을 갔다면 한번쯤 가 보는 걸 추천한다.
전주 한옥마을, 안녕~!
이번 전주 여행을 하면서 제일 좋았던 점은 날씨가 너무 좋았다는 점.
살짝 덥긴 했지만, 비도 안오고 예쁜 하늘 덕분에 하늘쳐다 보는 맛에 전주 한옥마을 여행을 무사히 잘 다녀올 수 있었던 것 같다.
맛있는 음식들도 많았고, 깔끔한 게스트하우스도 좋았고, 무엇보다 우리 가족들과 함께해서 즐거웠던 전주 한옥마을 여행.
한국에도 여기저기 갈 볼 곳들이 많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게 된 소중한 여행이었던 것 같다.
꼭 가 봐야할 한국의 여행지들.
아이들이 더 커버리기 전에 온 가족이 함께 다녀봐야겠다고 다짐하며 2017년 6월 전주 한옥마을 여행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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