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말부터 시작된 징검다리 연휴.
다른 사람들은 2일, 4일 휴가 내서 정말 오래들 쉰다지만, 회사 일정상 쭈욱 쉬기는 힘들 것 같아서 따로 휴가를 내지는 않았다.
일단 5월 1일 근로자의 날까지 쉴 수 있어서 2박 3일 일정으로 오랜만에 살둔마을 캠핑장을 찾았다.
마지막으로 살둔마을 캠핑장에 왔던 게 2013년이었는데 벌써 2017년이다.
4년만에 다시 찾은 살둔마을 캠핑장.
사실 정확한 이름은 살둔마을캠핑장이 아니라 생둔분교 캠핑장이다.
살둔마을에 있는 생둔분교 캠핑장이지만, 그냥 사람들은 살둔마을 캠핑장으로 부른다.
물론 살둔마을에는 산둔산장 캠핑장, 엘림리조트 캠핑장이 있긴 하지만 생둔분교 캠핑장이 살둔마을의 대표 캠핑장이다.
토요일 아침일찍 출발한다고 생각만 하고 실제로는 늦게 일어나 버렸다.
엄청난 황금연휴라 그런지 영동고속도로는 주차장.. 평상시에 2시간 4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곳인데 3시간 30분 가까이 걸려서 도착했다.
사실 그동안 살둔마을 캠핑장을 자주 방문하지 못한 이유는 딱 한가지다. 너무 멀어서.
가끔씩 2박 3일 시간을 낼 수 있을 때나 한번씩 생각해 볼 수 있을만한 그런 곳이다.
좀 멀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나머지는 그 어느 캠핑장 부럽지 않은 곳이다.
온수도 잘 나오고 사이트도 넓고,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까지 있는 그런 캠핑장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캠핑장 바로 앞쪽으로는 내린천이 흐르고, 정말 캠핑하는 내내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캠핑장이라 참 좋다.
이번 캠핑은 은정이네랑 옆동에 사시는 이웃사촌님과 함께 한 캠핑.
확실히 옆동 언니네랑 같이 캠핑을 할 때는 음식을 참 푸짐하게 먹는다.
이번 캠핑때도 양념 돼지갈비부터 시작해서 정말 먹는거 하나는 푸짐하게 먹을 수 있었던 캠핑이었다.
살둔마을 캠핑장에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가 있다.
따로 방방이가 없는 점은 조금 아쉽지만, 아이들은 놀이터만으로도 만족하는지 한 번 놀이터에 가면 돌아올 생각을 하질 않는다.
그리고 생둔분교가 개방이 되어있기 때문에 아이들은 옛날학교의 모습을 그대로 체험해 볼 수 있다.
놀이터도 좋고, 생둔분교도 좋지만 더더욱 좋은 것은 캠핑장 바로 앞에 내린천이 흐른다는 사실.
계곡이라고 하기에는 크고, 강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작은 내린천.
정말 맑고 깨끗해서 여름이면 아이들이 풍덩~ 하고 물놀이 하기에도 참 좋은 곳이다.
살둔마을 캠핑장의 장점 중 또다른 한 가지는 바로 밤에 아이들을 위한 만화영화를 틀어준다는 것!
물론 주말에만 틀어주긴 하지만 그래도 학교 운동장에서 커다란 스크린에 나오는 만화영화를 보면서 아이들은 참 좋아라 한다.
4월 말. 이제는 봄도 다 지나가고 여름을 기다릴 시기지만 살둔마을의 밤바람은 아직 싸늘하다.
형제난로를 꺼내고 모닥불을 지피며 어른들만의 캠핑놀이를 시작해 본다.
모닥불이 타들어가고 남은 숯불에 치킨윙도 올려본다.
낮에 도착해서부터 저녁까지 이것저것 많이 먹었는데, 그래도 또 뱃속에 들어가는 거 보면 참 신기하다.
다음날 아침.
의자 위에 떨어져 있는 벚꽃잎들이 제법 많은 걸 보니 간밤에 바람이 많이 불었나보다.
서울에서는 4월 초에 벚꽃이 져버렸지만, 이곳 홍천 살둔마을은 4월 말이 다 되어서야 벚꽃이 지기 시작한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는 다같이 살둔마을 산책을 나선다.
살둔마을 캠핑장 주변에 ‘걷고싶은 길’ 이라는 곳이 있는데, 시원한 나무그늘 속에서 느긋하게 걷기 좋은 트래킹 코스를 따라 산책을 할 수 있다.
산책을 가면서 만난 예쁜 꽃들.
벚꽃이 이제 막 지기 시작한 살둔마을은 이제서야 봄이 시작되는 모양이다.
걷고싶은 길에서 내려다본 살둔마을 캠핑장의 모습이다.
살둔마을 캠핑장은 내린천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고, 커다란 나무들로 나무그늘도 시원한 한적하고 멋진 캠핑장이다.
거의 30분쯤 왔을까?
오마이텐트에서 나온 걷고싶은 길까지 가려면 조금 더 걸어 들어가야 하지만 아이들이 금새 힘들어 한다.
아이들은 비록 지쳐버리긴 했지만 올챙이가 나오는 곳까지 조금만 더 가 보기로 하고 다시 걷기 시작한다.
아직은 본격적인 농사철이 아니라서 밭에 물을 대 놓지 않아 올챙이를 찾기가 힘들었다.
원래 올챙이들은 물이 고인 곳에서 많이 사는데, 물 자체가 없다보니 찾기 힘들었던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겨우겨우 찾은 올챙이들!
아이들은 올챙이를 직접 손으로 만져보기도 하고 가져갔던 물병에 올챙이를 몇마리 담아왔다.
이런게 진짜 현장학습이지! ㅎㅎ
올챙이를 만나고 다시 캠핑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보인 한 팬션.
호랑소 팬션이라고 적혀 있는데 전망이 정말 좋았다.
널찍한 마닥 앞으로 굽이굽이 흐르는 내린천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이곳.
언제 한번 여름에 놀러와도 좋을 것 같다.
빨갛고 예쁜 이 꽃 이름은 뭘까?
다음 꽃검색으로 찾아보니 복사꽃이라고 하는데.. 원래 복사꽃은 분홍색 아닌가?
복사꽃이 맞는지 틀린지는 모르겠지만.. 사진 한장만으로 꽃 이름까지 알려주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과연 인공지능은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산책을 마치고 캠핑장 바로 옆에 있는 살둔슈퍼에 아이스크림을 사러 들렀는데 문이 닫혀있다.
일요일 오전에 교회를 다녀오시느라 문이 닫혀져 있었던 것 같다.
나중에 오후에 들러보니 다시 열려있는 살둔슈퍼. 카드는 안받고 현금만 받는다.
산책을 다녀와서 어느정도 소화가 되었으니 이제 다시 시작~
백순대부터 시작해서 떡볶이, 새우 감바스까지.
정말 캠핑만 나오면 너무 푸짐하게 먹어서 큰일이다. 다이어트는 언제 하나.
배도 부르겠다.. 물가에 해먹을 달아놓고 한적한 일요일 오후의 여유를 즐겨본다.
또다시 저녁이 찾아오고, 운동장에서는 일요일 저녁인데도 아이들을 위한 영화상영이 시작되었다.
아마 다음날이 근로자의 날 휴일이라서 캠핑장에 꼬마캠퍼들이 많아서 일요일 저녁인데도 영화상영을 해 주신 것 같다.
아이들은 의자를 하나씩 집어들고 운동장으로 향하고, 어른들은 모닥불을 피워놓고 살둔마을 캠핑장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낸다.
2박 3일 중의 마지막 날.
원래는 호주가 학교에 가야 하는 날이지만, 아빠 따라 현장학습 간다는 핑계를 대고 학교를 쏙 빠지고 늦잠을 잔다.
1년에 10일까지 쓸 수 있는 현장학습체험 찬스~
올해는 아직 하루밖에 안썼는데, 기회가 되면 올해는 좀 더 색다른 체험활동을 하러 떠나야겠다.
아침은 간단하게 라면하고 살치살 스테이크로 뚝딱.
처음에 라면을 먹고 살치살 스테이크를 나중에 먹었는데, 다들 라면을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지 스테이크는 손도 안대고…
순서를 반대로 했어야 했는데… 쩝…
2박 3일간의 캠핑이 이제 모두 끝나고 집으로 갈 시간이다.
오랜만에 2박3일 캠핑을 하니 참 여유롭고 좋았다.
살둔마을 캠핑장에서는 2박 3일이 아니라 1주일 동안 있으라고 해도 지겹지 않을 것 같다.
자연을 만끽하며 머릿속의 복잡한 생각들을 싸악 지우고 올 수 있는 그런 곳.
다음번 방문은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살둔마을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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