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말(6.23.~25.)에는 첫 번째 가족캠핑을 다녀왔다.
스페인, 모로코에서는 캠핑을 자주 했었지만 한국에서의 캠핑은 처음.
그리고 로코까지 캠핑을 함께 하는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었다.
갑작스럽게 결정된 캠핑이라서 선착순 입장이 가능한 곳으로 찾아야만 했다.
다른 대부분의 캠핑장은 예약이 모두 끝났기 때문.
검색 결과 물놀이도 가능하고, 아침일찍 가면 예약 없이도 이용이 가능한 밤벌오토캠핑장을 찾아냈다.
아침일찍 출발한다고 했는데도 막상 출발하니까 막히기 시작한다.
원래 목표 도착시간은 9시 30분이었는데 10시 30분이 다 되어서야 캠핑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집에서 평상시에는 1시간 30분이면 가는 거린데, 차가 막히는 바람에 무려 2시간 30분이나 걸렸다. ㅠㅠ
입장료 25,000원을 내고 뚝딱뚝딱 사이트를 구성..
전망 좋은 강가 사이트는 자리가 없어서 한쪽 구석에 사이트를 만들어야만 했다.
화장실 근처라서 냄새가 나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도 냄새는 안났다.
텐트치고, 타프치고 짐 정리하고 하다보니 사진 몇 장 찍을 정신도 없었던 것 같다.
아직은 캠핑초보라서 내공을 조금 더 쌓아야 할 듯.
홍천에 위치한 밤벌오토캠핑장은 총 2군데가 있다.
한 곳은 모곡에 있는 밤벌 오토캠핑장이고, 또 다른 한 곳은 반곡에 있는 밤벌 오토캠핑장이다.
두 곳 중에 반곡에 있는 오토캠핑장만 예약없이 이용이 가능하다.
※ 밤벌오토캠핑장 홈페이지 : http://www.밤벌오토캠핑장.com
사이트 구성이 끝난 후에 호주랑 같이 물놀이를 다녀왔다.
캠핑장 바로 옆에 홍천강이 위치하고 있어 물놀이하기에 정말 좋다.
씻고 바로 저녁준비.
로코가 풀장 안에 갖혀 있는 게 싫은 것 같다.
가뜩이나 날도 더운데 자기 혼자 풀장 안에 가둬 놓으니 좋아할 리가 없지.
다음 캠핑 때는 선풍기도 하나 챙겨가야 할 것 같다.
땀을 삐질삐질 흘리는 우리 로코, 그리고 나를 위해. ㅎㅎ
첫날 저녁은 코스트코 LA갈비!
원래 캠핑할 땐 삼겹살이나 목살을 구워먹어야 정석(?)이지만 LA갈비도 그릴에 구워먹으니 나름 맛있었다. ^^
야채도 꼬치에 꼽아서 구워보고..
이런 꼬치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인터넷에서 제법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다.
이것저것 꼽아서 구워먹기에 제법 괜찮은 아이템인 것 같다.
우리 호주가 원래 잘 먹기는 하지만 밖에 나오니까 더 잘 먹는다.
아빠만큼은 아니지만 최소 엄마만큼은 먹는 우리 호주.
저녁에 밥을 해서 줘야하는데 귀찮아서 그냥 고기만 먹으라고 했더니 입이 살짝 튀어나온다.
하긴, 스페인 여행할 때도 항상 밥만 찾던 아이였으니.. ㅋ
벌써 하루가 지나고 일요일 아침이 밝아왔다.
정말 첫째날은 무슨 일이 있었는 지도 모르게 정신없이 지나간 것 같다.
밤새도록 근무하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캠핑장에 가서 텐트치고 물놀이하고 고기굽고 했으니.. 안피곤할 수가 없다.
아무튼, 또다른 하루가 시작되었고 아침은 머핀으로 간단하게 해결했다.
코스트코에서 산 잉글리쉬머핀에 버터를 발라 그릴에 노릇노릇 구워서 계란,치즈,베이컨 이렇게 먹으니 너무 맛있었다.
그 어느 패스트푸드점에서도 맛볼 수 없는 바로 이 맛!
정말 들어간 건 아무것도 없는 것 같지만 이 고소함과 깊은 맛은 잊을 수가 없다.
다음번에도 아침은 간단하게 머핀으로 해결해야지~!!
아침먹고 설거지 하고 물놀이를 하러 나섰다.
어제는 호주와 단둘이 갔는데 이번에는 온 가족이 다함께 물놀이를 하러 갔다.
로코도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홍천강으로 고고!
그런데 로코 이녀석 의외로 물을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았다.
텐트에 있을 때는 울고 불고 난리를 치던 녀석이 홍천강에 몸을 담그더니 울음이 뚝 그쳤다.
아무래도 시원하니까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오랜 가뭄으로 강물이 많이 말라있었다.
하지만 아이들 놀기에는 오히려 수심이 낮아 훨씬 좋다.
저 멀리 장난치고 있는 호주와 엄마.
사진상으로는 잘 모르겠지만 가운데 있는 돌들은 댐이다.
어제 호주와 내가 만들어 놓은 댐.
로코가 놀기 좋게 작은 수영장을 만들어 두었는데, 오늘 정말 로코와 엄마가 잘 놀아 주어서 더 뿌듯했다.
하루종일 물놀이만 할 수는 없는 법.
호주는 스케치북을 가져와 그림을 그렸다.
집에서도 잘 하지 않는 그림그리기 연습을 캠핑장에 오니까 하는 우리 호주.
이유식 먹는 우리 로코.
수영을 하고 나니까 정말 시원한가보다.
기분좋은 표정~~
책도 읽는 호주.
오후 물놀이까지 마치고 와서는 나와 지정이가 저녁을 준비하는 동안 책을 읽는다.
집에서 TV만화영화만 보는 것 보다 이렇게 자연 속에서 조용히 책도 읽고, 그림도 그리는 게 좋아보인다.
adiCLUB에서 협찬(?)한 호주 의자.
예전에 신발살 때 준 낚시용 의자인데 그 동안 창고에만 있다가 처음으로 빛을 보았다.
작고 가볍고 디자인도 이뻐서 맘에 든다.
둘째날 밤 우리 사이트의 모습.
아무래도 일요일 저녁이다보니 사람들이 거의 없고 조용하다.
콜맨 쿼드LED랜턴을 샀는데, 확실히 실외용으로는 별로인 것 같다.
실내용으로는 밝고 다용도로 쓸 수 있어 좋지만 실외용으로 쓰기에는 광량이 많이 부족하다.
어느덧 셋째날이 밝아왔다.
밤나무들이 우리 텐트 주위를 에워싸고 있었는데, 밤벌오토캠핑장의 ‘밤벌’은 ‘밤나무 벌’이라는 의미이다.
밤벌오토캠핑장은 정말 너무나 많은 밤나무들 덕분에 그늘도 많고 시원하다.
ㅎㅎ 어제 저녁에 지정이가 그린 그림들.
호주가 그림을 그리는 동안 지정이도 끄적끄적대더니 이렇게 그림을 그려댔다.
오른쪽 윗쪽에 “고기 구워줘 ♡♡♡”라고 써 놓은 건 오리고기 구워달라고 했던건데 물놀이 때문에 피곤했던지라 결국은 그대로 뻗어버리고 말았다.
자기야 미안.. 다음번에는 꼭 그릴에 훈제 오리 구워줄게~ ^^
엄마아빠가 아침 준비하는 동안 카시트에 앉아 있는 로코.
사실 유모차가 있으면 더 좋았겠지만 사실상 캠핑장에서 유모차에 애를 태우고 다니기는 쉽지 않다.
바닥이 평평하지 않기 때문에 유모차가 잘 굴러다니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냥 간단하게 이렇게 차에 있는 카시트를 잠시 떼서 앉혀놓으면 유모차 대용으로 제법 괜찮게 쓸 수 있다.
마지막날 아침은 쏘세지 야채볶음.
원래 이런 건 밤에 맥주 안주로 먹어야 하는 건데 어제 너무 피곤한나머지.. ㅎ 결국에는 아침에 먹게 되었다.
미소된장국에 장조림, 계란후라이로 간단하게 아침을 먹겠다는 계획이었는데 아침부터 맥주안주를 먹었다. ㅎㅎ
2박 3일간의 캠핑은 이렇게 끝났다.
처음으로 가 보는 캠핑이어서 제대로 준비못한 부분들도 있고 기타 부족한 점도 많았다.
몸도 고되고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로는 푹 쉴 수 있는 그런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새벽에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
잔잔하고 아름다운 홍천강.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해 더욱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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