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사진첩을 정리하면서 나온 또다른 캠핑 이야기, 바로 제천옛날학교 캠핑장에서의 1박 2일이다.
로코와 단둘이 캠핑을 간 건 이번이 처음인데 어쩌다 보니 로코랑 단둘이 캠핑을 다녀오게 됐다.
지정이는 이제 날씨 쌀쌀하다고 캠핑 안가려고 하고, 호주는 친구들이랑 약속있다고 캠핑 안간다고 하고..;;
결국 로코와 단둘이 다녀왔다.
이번 캠핑은 그나마 텐트글램핑으로 즐기는 캠핑이라서 편한편이다.
따로 텐트를 치지 않아도 되고 별다른 장비를 챙길 필요가 없기에 이번엔 트레일러도 없이 가볍게 다녀왔다.
물론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기에 침낭은 무지 많이 챙겨가서 트렁크가 가득 차긴 했다.
지프 텐트로 세팅이 되어 있는 글램핑장.
텐트 사이즈가 넓기 때문에 4~5명이 다같이 가도 전혀 문제가 없다.
의자는 4개가 마련되어 있고 대형화로대와 화로대 테이블까지 잘 세팅이 되어 있다.
심지어 키친테이블까지..;;
실제 캠핑을 다니면서 화로대테이블이나 키친테이블까지 들고 다니는 경우는 잘 없는데, 이렇게 모두 세팅이 되어 있으니 참 좋다.
버너와 아이스박스까지 준비가 되어 있지만 버너에 사용하는 가스는 별도로 구입을 해야 한다.
음… 글램핑을 할 때 가스정도는 별도로 구입하지 않아도 될 수 있도록 기본구성으로 넣어주시면 좋을텐데.. 하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제천옛날학교 캠핑장은 드넓은 잔디 운동장이 가장 큰 매력 포인트다.
물론 월악산의 기운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좋지만, 조용하고 한적하면서도 잘 관리된 잔디운동장이 참 마음에 드는 곳이다.
아참! 아이들에게는 방방이가 이 캠핑장의 가장 큰 매력포인트가 될 거다.
로코랑 단둘이 다녀온 캠핑이지만 로코는 거의 방방이에서만 지냈기에.. 거의 솔캠같은 분위기로 다녀올 수 있었다.
로코 뿐만 아니라 캠핑장에 온 아이들 대부분이 방방이에서 밤늦게까지 노느라 정신이 없는 곳이다.
그런데 다행인건 모두가 아이들을 데려온 캠퍼들이라서 서로 크게 눈치보이지는 않는다.
그리고 방방이도 텐트로부터 조금 떨어져 있어서 그리 시끄럽지도 않다.
방방이 옆에는 수영장이 있는데 이제는 날씨가 많이 쌀쌀해져서 별도로 관리를 하고 있지는 않는 모습이다.
이제 날씨가 더 추워지면 여기에 물을 받아서 스케이트장으로 변신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제천이면 날씨가 그렇게 많이 추운 곳이 아니라서 물이 그리 쉽게 얼지는 않을 것 같다.
어쨌든, 한여름에는 아이들에게 방방이와 함께 즐거운 놀이터가 되었을 곳이다.
로코가 방방이에서 놀고 있는 사이 주변을 한번 둘러본다.
매점이 제법 큰 편인데 과자 종류도 많고 특히 음료수 종류가 정말 많다.
이곳에서 침낭도 빌릴 수가 있어 혹시라도 침낭을 준비해 오지 못했다면 이곳에서 빌리면 된다.
(텐트글램핑을 한다고 해도 침낭은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개별 준비 필수.)
옛날 국민학교 시절 사용했던 세면대.
학교에 원래 샤워실은 없었을텐데.. 아마도 따로 공사를 해서 만든 것 같다.
온수는 수압도 센 편이고 물 온도도 따뜻하게 잘 나오기에 샤워 걱정은 안해도 된다.
운동장으로 돌아와 로코랑 공놀이도 하고, 이래저래 시간은 잘도 흘러간다.
호주도 같이 왔으면 배드민턴도 치고 좋았을텐데.. 이녀석 점점 커 가면서 캠핑을 더 같이 안가려고 할텐데 벌써부터 약간은 서운한 감정이 든다.
이러다가 남자친구라도 데려오면 정신적 충격이 장난 아닐 것 같다.
어느새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해질녁 캠핑장의 모습은 더 한적하고 아름답다.
가을캠핑에서 빼먹을 수 없는 불놀이도 즐겨본다.
장작을 원없이 태우다 보면 그냥 멍~ 해 진다. 내가 평상시에 스트레스를 별로 받지 않고 사는 이유중에 하나가 바로 캠핑에서의 불놀이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속에 쌓여 있는 복잡한 마음들을 모두 활활 태워버리고 나면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없다.
저녁은 간단하게 삼겹살이랑 밥으로 해결하고 후식으로 지정이가 깎아준 배랑 사과도 먹는다.
캠핑장에서 숯불에 고기 구워먹는 것도 맛있지만 이렇게 코펠 뚜껑에 삼겹살만 달랑 구워서 밥이랑 먹어도 정말 꿀맛이다.
별다른 반찬을 차릴 것도 없이 고기랑 밥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저녁식사였다.
불놀이를 즐기는 로코.
나만 불놀이가 좋은 게 아니다.
로코도 타오르는 모닥불을 바라보며 맘껏 캠핑을 즐기는 어엿한 캠퍼다.
2살때부터 아빠따라 캠핑만 3년은 다녔으니 캠핑을 즐기는 법은 스스로 터득할 때도 됐다.
로코의 캠핑을 즐기는 법.
모닥불이 이제 지겨워졌는지 방방이를 타러 간다고 한다.
엇. 근데 다른집 애들도 제법 많다. ㅎㅎ
시간이 늦어지면 방방이 불을 다 꺼 버리니까 그 전까지는 마음껏 방방이를 즐기면 된다.
사실 캠핑장에 방방이 하나만 있어도 아이들은 누구나 다 좋아하는 듯 하다.
로코가 열심히 방방이에서 뛰고 있을 때 찍어 본 캠핑장 사진.
커다란 나무와 널찍한 운동장이 너무 좋았던 제천캠핑장이다.
아마 지금쯤이면 나뭇잎들이 예쁘게 단풍이 들어있겠지?
캠핑의 마무리는 스파클라로!
캠핑장에 있는 아이들 다 불러서 신나게 스파클라로 오늘의 캠핑을 마무리 한다.
그나저나 스파클라 한 박스 이제 다 썼으니 다음 캠핑 가기 전에 미리 사 놔야겠다.
이번에도 떵이님께 부탁해야 하나? ㅎㅎㅎ
다음날 아침, 로코 머리가 부시시하다.
전날밤 쥬니버에서 뽀로로를 열심히 보다가 잠들어버린 로코.
언니가 같이 왔으면 셋이서 보드게임이라도 했을텐데, 언니 없이도 아빠랑 잘 있어주는 거 보면 참 예쁘다.
텐트 밖으로 나와보니 운동장 잔디밭에는 아침이슬이 내려있다.
일교차가 제법 났었는데, 이제 가면 제법 많이 쌀쌀할 것 같다.
어찌보면 월악산 단풍을 즐길 수 있는 건 이번주가 거의 마지막이 아닐까 싶다.
캠핑장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산들이 전부 월악산이라는 사실.
게다가 바로 앞까지가 월악산 국립공원으로 지정이 되어 있는 청정지역이라 그런지 아침공기가 정말 좋다.
아침은 반합에 각자 라면 하나씩~
캠지기님이 웬 반합이냐고 물어보시기도 했는데, 그냥 반합이 한번 써 보고 싶었다.
포도캠핑표 반합.
막상 반합에 라면을 끓여 먹어보니 맛이 특별히 다른 것 같지는 않다.
그냥 분위기 내기엔 좋은듯.
로코 이녀석은 라면 하나로도 부족했나?
집에서 가져온 치즈케익까지 모두 싹쓸이다.
라면과 치즈케익.. 뭔가 이상한 조합이긴 하지만 우리의 아침식사는 충분히 푸짐했다.
전날 밤에 먹은 그릇들과 아침에 먹은 그릇들을 설거지하고 돌아오니 어느새 해가 많이 올라왔다.
아침이슬을 머금었던 잔디밭은 이제 다시 뽀송뽀송해 지고, 운동장에는 부자지간에 공놀이를 하는 모습이 보인다.
아참, 제천 옛날학교캠핑장에 있는 자전거들은 모두 캠핑장 소유라서 이곳에 캠핑을 온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드넓은 운동장에서 마음껏 자전거를 탈 수 있으니 꼭 개인 자전거를 가지고 오지 않아도 좋다.
설거지하고 오니 로코가 안보여서 찾아보니 역시나 방방이에 가 있다.
게다가 방방이에서 친구들하고 친해졌는지 한손에 과자까지 들고 있다.
어린 아이들이니까 가능하겠지만 새로운 아이들이랑 정말 잘 친해지는 것 같다.
물론 어른들도 도심에서보다는 캠핑장에서 서로에게 더 편하게 다가갈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12시가 넘어 이제는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원래 철수하는 날에는 웬지모르게 마음이 급한데, 텐트글램핑이라서 그런지 마음이 한결 여유롭다.
아침에 한거라고는 설거지하고 침낭 정리한 것 정도가 전부니 말이다.
물론 힘도 덜 들고.. 이래저래 글램핑이 좋긴 좋은 것 같다.
로코와 단둘이 다녀온 첫 번째 캠핑.
제천에 있는 옛날학교 캠핑장에는 방방이도 있고 넓은 잔디운동장이 있어서 참 좋았다.
게다가 사람들이 별로 없어 조용하게 캠핑할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은 더 큰 장점!
이번주에 따로 약속만 없었으면 또 다시 캠핑하러 가고 싶은 곳이지만, 이번주 주말은 온가족이 다같이 강원도 평창으로 떠난다.
다음에 조금 한가로워지면 꼭 다시 캠핑하러 가야지~
2 Comments
귀엽댕이 델꾸 잘 다녀왔네 ~ 재미있었겠어 ~
무엇보다 텐트 안쳐두 되서 좋았겠구만 !
응. 텐트 안쳐도 되니까 무지 편하더라고.
뭐 편한거 따지면 호텔로 다녀야지..만! 자연속에서 편히 즐기다 오니까 좋았어.
로코 많이 컸지?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