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 어느 캠핑장에 가야 좋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이런 질문에 나는 주저없이 당연히 산속에 계곡 바로 옆에 있는 캠핑장으로 가셔야 한다고 이야기를 드리곤 하는데, 꼭 계곡이 아니더라도 수영장만 있어도 캠핑을 할만하다.
이번에 다녀온 캠핑장은 세종시에 있는 캠핑사관학교라는 캠핑장인데, 정말 수영장이 너무너무 좋았다.
일단 사이즈도 제법 커서 캠핑온 아이들이 제법 달려들어도 넉넉하고 수영장 안에만 있으면 정말정말 시원하다.
심지어 너무 추워서 아이들 입술이 파래지는 경우도 있어 저체온증을 주의해야 할 정도.
게다가 실내 수영장이라서 더 시원한 것 같다.
햇볕에 살이 탈 걱정도 안해도 되고. ㅎㅎㅎ
캠핑사관학교는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나오긴 하지만, 티맵에서 검색하면 안나온다.
티맵에서는 세종연수원이나 조치원연수원으로 검색하면 나오는데, 아직 생긴지가 얼마 안되어서 제대로 등록이 안되어 있는 것 같다.
캠핑사관학교의 전체적인 구획도다.
잔디밭사이트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고, 화장실과 샤워실은 식당동에 위치하고 있어 그쪽을 이용하면 된다.
그리고 잔디 사이트라서 운동장 내에는 차가 들어갈 수 없고 짐을 내려 놓은 후에 양쪽 끝에 마련된 주차장에 주차를 해 놓게 되어 있다.
잔디밭 사이트가 좋긴한데… 솔직히 말해서 비가 올 때는 조금 별로긴 하다.
비올때는 파쇄석 사이트나 데크가 갑인듯.
이번에 갔을 때는 비가와서 땅이 질퍽질퍽해서 별로긴 했지만, 날이 좋을 때 가면 잔디밭에서 아이들과 공놀이 하기에 참 좋을 것 같다.
그나저나 생긴지 얼마 안되어서 그런지 잔디 관리가 제법 잘 되어 있는 느낌이었다.
원래 잔디밭에 캠핑장을 운영하다보면 잔디가 쉽게 죽어나곤 하는데, 이곳은 잔디가 무럭무럭 잘 자라는 모습이 참 좋아 보였다.
하지만 잔디가 너무 많이 자란 것 같던데, 제초기로 조금만 잘라주면 더 좋은 컨디션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 본다.
짐을 내려놓자마자 달려간 수영장.
수영장은 캠핑 사이트 바로 옆에 있어서 옷만 갈아입고 물 속에 퐁당~ 하면 된다.
물론 깨끗한 수질 관리를 위해 혹시라도 몸이 더러우면 샤워정도는 하고 들어가는게 좋겠다.
수영장은 원래 더 깊게 만들 수도 있었겠지만 어린 아이들이 놀기 좋게 물을 많이 받아두지는 않았다.
덕분에 로코도 튜브 없이 신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었고, 초등학생 미만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즐겁게 놀 수 있을만큼의 물높이다.
어른들 입장에서는 물을 조금 더 받아주면 좋겠지만 이 수영장은 아이들을 위한 수영장이기에 지금정도 물 높이면 딱 좋은 것 같다.
아이들과 셀카도 찍어본다.
(음.. 셀카는 확실히 OIS기능이 없어서 흔들림에 약한듯.)
덥고 습한 날씨지만 이렇게 수영장에 들어와 아이들과 재미나게 놀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감사하다.
떵이님과는 잠깐 물놀이를 하긴 했는데, 릭소님과 떵이님 모두 다함께 물총싸움을 한판 했었으면 더욱 재미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수영을 신나게 한 판 하고 나와서 맥주 한잔.
수영을 하기 전까지는 그냥 무작정 덥고 습해서 짜증이 날 정도였는데, 수영을 하고 나오니 바람도 선선하고 날씨가 너무 좋았던 것 같다.
캠핑사관학교 바로 앞에는 이렇게 논이 펼쳐져 있다.
이번에 캠핑을 다녀오면서 로코한테 ‘논’이라는 것과 ‘벼’, 그리고 ‘쌀’에 대해서 열심히 가르쳐 줬는데, 별로 관심이 없는듯 했다.
오히려 이런 벼 보다는 커다란 소에 더 관심이 많았던 로코.
이렇게 캠핑을 다니면서 시골에 대해서 조금씩 배워나가는 점도 참 좋은 것 같다.
점심은 아니고.. 간식이라고 해야 할까?
떡볶이에 김치볶음밥에.. 정말 맛난 음식들을 많이 먹는다.
확실히 써니님이 다시 릭떵차 캠핑에 함께 하시게 되니 음식의 퀄리티가 살아난다.
쉐프 킴님의 김치전을 어서 다시 먹어봐야 할텐데, 그 날이 언제가 될 지 기대된다.
큰애들은 큰 애들끼리, 작은 애들은 작은 애들끼리 잘 놀고, 그리고 은수는 코… 잘 잔다.
낮에 열심히 자 준 덕분에 밤새 잠을 안잤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낮에라도 잘 자는 걸 보면 애가 참 순한 것 같다.
오후 4시가 넘어가니 퓨전 국악그룹 ‘풍류’ 단원분들이 리허설을 준비하셨다.
국악과 현대음악이 만난 퓨전음악을 바로 앞에서 직접 들어보니 제법 괜찮은 느낌.
꼬맹이 녀석들도 노래가 흥겹고 좋았는지 의자를 집어들고 무대 앞까지 가서 연주를 즐긴다.
재미있는 건 무대앞으로 의자를 들고 나온 어른들은 거의 없는데, 어린 아이들만 자기 의자를 들고 나와서 리허설을 감상했다는 것.
아마도 아이들은 리허설이라는 개념에 대해 잘 몰라서 그런것 같다.
하긴, 리허설이든 본무대든 뭐가 중요한가. 연주자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다는 그것만으로도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더 낫다.
중간중간에 또 열심히 먹다보니 어느새 7시가 다 되었다.
아직 저녁을 먹기 전이긴 하지만 일단 캠핑장에서의 작은 콘서트의 시작을 함께 한다.
리허설은 역시 리허설이었나보다.
확실히 본 공연이 시작되니까 리허설보다 10배는 더 멋진 연주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캠핑장에서 이런 제대로 된 공연을 보는 건 코카프 같은 큰 행사때나 가능한건데, 그냥 일반 캠핑장에서도 이런 공연을 즐길 수 있다니.
간단하게 삼겹살로 저녁을 해결하고는 아이들을 재우고 본격적으로 릭떵차끼리 한잔 한다.
그나마 은수를 써니님이 봐 주신 덕분에 떵이님까지 맘편히 한 잔 할 수 있었다.
릭떵차.
캠핑이라는 이름으로 만나 너무나도 편히 잘 지내고 있는 우리들이다.
우정이라고 이야기 하기에는 나이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형님 아우라고 하는 게 더 편할 것 같지만..
어쨌든 이상하게 알 수 없는 릭떵차만의 끈끈한 정을 이번 캠핑에서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쭈욱~ 즐겁고 힘든 날들 함께 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어느덧 아침햇살이 밝아오고, 텐트 안이 따뜻하게 데워지면서 자동으로 눈이 떠 진다.
하지만 우리 꼬맹이들은 시원한 에어컨이 켜져있는 방에서 자고 있어서 아직은 꿈나라.
지금은 캠핑사관학교가 오픈 초기라서 캠핑+에어컨이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6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사실 요즘같은 때 방 하나만 잡아도 10만원이 훌쩍 넘는데, 수영장이 이렇게 좋은 캠핑장에 방까지 이용하는 비용이 6만원 밖에 안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메리트가 아닐 수 없다.
분명 엄청난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직은 홍보가 조금 덜 되었는지 사람들이 잘 모른다.
아마 홍보만 좀 더 되면 여름에 예약하기 정말 힘든 곳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침은 떵이님이 손수 준비하신 볶음밥과 내가 준비한 잡탕으로 맛있게 해결하고 철수 시작~
장비를 꺼내놓은 게 없어서 그런지 철수도 금방이다.
게다가 마지막날 아침에 해가 쨍~ 하니 나 줘서 장비를 깨끗하게 잘 말려서 철수도 할 수 있었고…
비때문에 잔디밭만 축축하지 않았더라면 정말 더없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하지만 항상 좋은 게 있으면 나쁜 것도 있는 법. 현실에 순응하자.
어느새 캠핑장의 텐트들이 거의 다 사라지고 텅텅 비어버렸다.
수영장이 있는 캠핑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자신있게 추천해 주고 싶은 곳, 캠핑사관학교.
비올때만 피하면 분명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두 가족이 가서 게스트하우스+캠핑사이트 1+1 혜택을 이용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게스트하우스에는 취사가 되지 않기 때문에 캠핑장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더운 낮에는 수영장에서, 그리고 잠은 쾌적하게 실내에서 자면 참 좋을 듯.
이렇게 멋진 곳으로 초대해 주신 그링자님과 호스트를 맡아 수고해 주신 하늘곰돌이님께도 감사인사를 전하며 릭떵차의 캠핑사관학교 캠핑후기를 마무리한다.
5 Comments
지난번 부터 릭떡차 사진에 꼭 한분씩 주무시네… ㅋㅋ
릭떡차…….ㅠ.ㅠ
떵이님을 떡이님으로 만들어버렸네? ㅋ
아마도 다음번 캠핑때는 내가 자고 있을것 같아 ㅎㅎㅎ
찍는거 사실 알고 있었어용^^;;
눈이라도 살짝 떠 주시지 그랬어요. ㅋㅋㅋ
오션월드 조심히 다녀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