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1박 2일 동안 아슬란을 시승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어떤 차량이든 새로 나온 차에 대해서는 항상 호기심있게 지켜보고 있는데, 아슬란이야말로 꼭 타 보고 싶었던 차였다.
그랜저와 제네시스의 짬뽕으로 만들어진 아슬란.
일부 사람들은 아슬란에 사용되는 부품들이 너무 여기저기에서 똑같은 부품들을 가져다 쓴 거 아니냐고 하지만 원가 절감을 위해 공용화된 부품을 사용하는 것은 독일의 폭스바겐으로부터 시작해서 전세계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플랫폼을 공유하고, 부품을 서로 공유하면서 그 자동차만이 가질 수 있는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내는 것이 요즘 트렌드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어쨌든 1박 2일 아슬란 시승기의 결론부터 이야기를 하자면, 제목처럼 굉장히 부드럽고 편안한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랜저 디젤을 타면서 소음 때문에 무지 실망을 많이 했었는데 아슬란은 정말 조용하고 안락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아슬란의 앞모습은.. 흡사 신형 소나타를 보는 느낌이다.
아마도 아슬란 차주님들 중에 이 글을 보면 발끈 하시는 분이 계실 수도 있을 것 같다.
나쁜 뜻은 아니고, 현대가 현대만의 패밀리룩을 새롭게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정도로 생각하면 좋을 듯 싶다.
아슬란은 터키어로 ‘사자’를 의미한다고 한다.
과연 앞모습을 보면서 ‘사자’를 떠올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사자’를 생각하면 프랑스의 자동차 업체인 푸조 차량들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아무래도 푸조가 그 동안 만들어 놓은 ‘사자’의 이미지는 무시 못하는 것 같다.
내가 탔던 차량은 아슬란의 기본형 모델인데, 18인치 금호 타이어가 끼워져 있다.
기본형 모델에도 타이어 공기압 체크 시스템(TPMS, Tire Pressure Monitoring System)은 기본으로 장착이 되어 있다.
운전석에서 전면 디스플레이를 통해 현재 타이어의 공기압 수준을 바로 확인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참 좋다.
기본형 모델에는 사이드미러에 사각지대 경보기능(BSD, Blind Spot Detector)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운전을 하다보면 한번씩 사각지대에 있는 차량들을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기본형 모델에도 사각지대 감시기능을 넣어주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물론 그런 기능들이 하나씩 하나씩 늘어나면서 자동차 가격이 인상되는 부분들을 무시할 수는 없다.
아슬란의 뒷모습이다.
궁둥이가 빵빵한 아슬란. 트렁크에 짐도 많이 실린다.
직접 골프백을 넣어보지는 않았지만 4개까지 무난히 실릴 것 같다.
넓기도 넓지만 뒷좌석까지 쭈욱~ 공간이 제법 깊은 트렁크는 정말 마음에 드는 부분 중에 하나였다.
빵빵한 뒷태지만 뭔가 테두리 부분에서 마무리 되는 느낌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아마도 후면이 조금 둥글둥글 해서 그런 것 같은데, 뒷부분에서는 약간의 각을 주었으면 더욱 멋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샤크안테나도 달려 있는데 스티커도 안 떼어져 있다.
아무래도 출시된 지 얼마 안 된 차량이다보니 웬만한 스티커, 비닐류가 그대로 붙어 있는 걸 보면서 흐뭇한 느낌을 받는다.
내 차도 아닌데 괜히 이상한 데서 흐뭇해 하고… 쩝…
겉모습을 보며 약간의 실망을 했지만 실내 인테리어는 정말 마음에 들었다.
신형 그랜저를 타면서 내장재 마감이 아쉽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아슬란은 훨씬 고급스러워 진 것이 느껴졌으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현대차 중에서는 제네시스를 정말 좋아하는데, 제네시스 만큼은 아니지만 제네시스 느낌이 물씬 풍겨지는 실내 디자인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가운데 제네시스 마크만 빠지고 현대 마크가 붙은 스티어링 휠.
전체적인 버튼의 배열이 운전하는 데 다른 곳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잘 구성되어 있다.
많은 버튼을 담고 있지만 조잡해 보이지 않는 일자형 디자인은 보이는 것도 안정적으로 보이고, 실제 사용성 면에서도 매우 만족도가 높았다.
내부의 전체적인 디자인에서는 만족도가 매우 높았지만 운전석 왼쪽 문짝 부분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이 남는다.
그래도 나름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의 프리미엄 세단인데 파워윈도우가 운전석과 조수석에만 적용되어 있다니.
그리고 좌석의 상태를 조절할 수 있는 버튼이 너무 앞쪽에 쏠려 있어서 사용하는 데 불편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랜저에서도 느꼈던 불편한 기억을 아슬란에서도 똑같이 느낀다는 점은 그다지 유쾌한 일은 아니다.
확실히 이번에 시승해 본 모델이 아슬란의 제일 기본형 모델이다보니 옵션이 많이 빠져있다.
덕분에 각종 운전편의장치들을 컨트롤 할 수 있는 버튼들이 있어야 할 공간이 많이 비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스티어링휠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부분 역시 전동식이 아닌 수동으로 조절을 해야만 한다.
그랜저 풀옵션 차량이 그리워지는 순간이다.
그랜저 풀옵션 차량과 아슬란 기본형 차량중에 선택하라면 사람들은 어떤 차량을 선택할까?
네비게이션은 8인치 네비게이션이 장착되어 있어 널찍한 화면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차량 내부 시스템과도 연동이 되어 있어 공조기 현황도 확인이 가능하고 기름이 부족한 것도 네비게이션에서 보여준다.
더욱 좋은 것은 기름이 부족할 때 네비게이션에서 알아서 가까운 주유소를 찾을 지 물어본다는 점.
요즘 나오는 차량들은 정말 편의성 면에서 예전 차량들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후진을 할 때 스티어링 휠이 돌아가는 방향에 따라 진행 예상경로를 보여주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르노삼성의 SM3에도 있는 그런 기능을 아슬란에서 볼 수 없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버튼들은 큼직큼직해서 누르기도 쉽고, 일자형디자인으로 보기에도 깔끔하다.
그리고 다이얼도 절대로 싼티나지 않고.. 확실히 센터펜시아 부분은 디자인을 정말 잘 한 것 같다.
특히나 그랜저에서 실패했던 고급스러움을 잘 살려냈다는 점에서 참 다행인 것 같다.
운전석과 조수석은 이렇게 막혀 있다.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부터 시작해서 드라이브 셀렉트 버튼, 오토홀드 버튼, 각종 열선 및 통풍버튼들이 위치해 있다.
버튼들이 모두 운전석에서 오른쪽으로 살짝만 손을 뻗으면 닿는 위치에 있어서 사용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바로 밑에 있는 드라이브 모드를 선택하면 Eco, Normal, Sport 모드로 변경이 가능하다.
이름에서 느낄 수 있겠지만 Eco 모드는 연비 위주의 모드이고 Sport 모드는 성능 위주의 모드, 그리고 Normal 모드는 제일 기본적인 모드이다.
그랜저 디젤로 Sport모드에 놓고 달리면서 2200cc 차량이 과연 이렇게까지 달릴 수 있구나.. 하면서 정말 깜짝 놀랬었는데, 아슬란 역시 Sport모드에서 제법 마음에 드는 성능을 보여주었다. 아슬란 기본형의 최대토크는 31.6kg.m로 그랜저 디젤의 최대토크인 45.0kg.m에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기어비 세팅이 정말 잘 되어 있는지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이 가능했다.
요즘같은 겨울에는 열선이, 그리고 더운 여름에는 통풍기능이 필수다.
그리고 열선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열선은 바로 스티어링휠 열선!!
요즘에는 모닝에도 스티어링휠에 열선이 들어간다고 하는데, 확실히 운전 편의사항들이 예전에 비해 많이 향상됐음을 느낀다.
선루프는 옵션이지만 내장형 하이패스는 기본으로 들어 있다.
하이패스가 이렇게 룸미러와 하나로 합쳐지면서 유리창 부분이 깔끔해져서 정말 좋은 것 같다.
요즘에는 룸미러에 하이패스는 물론 블랙박스까지 모두 합쳐져서 나오는 제품들이 있던데, 그런 제품으로 달아 줘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뒷좌석은 아이들이 타기에는 과분하게 넓은 수준이었다.
아슬란의 포지션 자체가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라서 뒷좌석이 좁을 거라는 걱정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뒷좌석에도 열선기능이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으며, 1박 2일 차량을 이용하는 동안 아이들이 불편함을 느낄만한 요소는 전혀 없었다.
이 사진은 처음에 차를 받아서 강릉에 도착했을 때 찍은 사진이다.
평균연비가 12.0km/L가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고속도로에 진입하면서 연비 시스템을 리셋하고 강릉에 도착해서 확인한 연비가 바로 12.0km/L였다.
물론 더욱 연비를 고려한 주행을 했더라면 14~15km/L도 가능했겠지만 그냥 막히지 않는 고속도로의 흐름을 따라 주행하다보니 나온 연비는 이 정도다.
현대자동차에서 발표한 공식연비는 도심:8.1km/L, 고속: 11.8km/L, 복합: 9.5km/L인데 고속도로 연비가 12km/L정도 나왔으니 거의 정확하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집에 오는 길에 다시 측정한 연비는 10.8km/L가 나왔는데, 길이 많이 막혔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도심에서도 보통 7~8km/L이상은 나올 거라 예상이 된다.
서두에서 밝혔지만, 아슬란을 1박 2일동안 시승하면서 느낀점은 ‘조용하고, 부드럽고, 편안하다’ 는 점이다.
기본형 모델에서는 많은 편의 사항들이 빠져있긴 하지만 HUD(Head-Up Display)가 기본으로 장착이 되어 있어 편안한 운전이 가능했다.
특히나 현대의 HUD는 네비게이션과 연동이 되어 현재 속도 뿐만 아니라 차량의 진행경로도 함께 표시해 주기에 더욱 편안하게 운전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과속방지턱이나 과속카메라 등도 모두 HUD에 표시가 된다.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각 트림별 자세한 사양 및 아슬란 가격을 확인할 수 있다. ↑
우리 회사 과장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었다.
“아슬란은 정말 사고 싶은 차량인데, 조금만 더 가격을 내렸으면 좋겠다.” 라고.
직접 타 보니 조용하고, 편안하고, 그러면서도 원하는 만큼 잘 달려주는 아슬란은 참 마음에 들었다.
특히나 내부 디자인이 많이 고급스러워졌다는 점을 높게 사고 싶다.
하지만 우리 과장님께서 말씀하셨듯이 가격적인 면에서는 아슬란의 가격이 조금만 더 낮아지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지금 당장 나온 차량의 가격이 갑자기 내려가기는 힘들것이다.
비록 힘들겠지만… 조금 더 유연한 가격정책이 뒷받침되어 아슬란이 더 많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게 되길 기대하며 시승기를 마친다.
* 본 포스팅은 아슬란 시승 이벤트에 당첨되어 1박2일동안 차량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6 Comments
엥..시승이벤트..부러워요 ㅎㅎ
아슬란..승차감하나는 좋아요
그쵸. 가격이 문제죠.
포지셔닝 자체가 애매하니까 가격도 애매하게 나온것 같아요.
법인 수요 기대하고 만든차인데 법인들이 외면하고 있다니까 조금 더 지켜봐야겠죠?
어쨌든 자가운전차량으로는 제법 괜찮은것 같아요.
코너링도 좋구요 ^^
사자가 어흥~ 사자였군요.. 난 차를 사자.. 그 사자인지 알았구만…
ㅡ.ㅡ;;;
이런 유머… 좋지 않아요… ㅋ
아슬란 330을 2주전에 구매한 사람입니다
물론 제네시스를 살까 망설였지만
외관 디자인은 신경쓰지 않았고요
그저 실용성과 겨제성만을 비교해서 샀습니다
후륜과 전륜
내부 편의사양
그리고 가격….
구입해서 2주간 타고 다닌 결과는 대만족
할인한 가격으로 비교하자면
이정도가격에 이정도의 성능…
저는 추천합니다
현대차에서 생각한 가격보다 잘 안팔려서 많이 할인해서 판매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가성비만 좋다면 욕먹을 일 없는 차죠. ^^
개인적으로는 디자인이 예쁜 제네시스를 더욱 선호하긴 합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