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ping

충주 맥타가트 캠핑장에서의 1박 2일 힐링타임

2014/10/07

사실 이번 캠핑후기는 쓸까 말까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너무 좋은 곳이라 다른 사람들이 이 곳을 몰랐으면 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다녀온 곳은 바로 충주에 있는 맥타가트 도서관 캠핑장이다.
캠핑장보다 도서관이 먼저 있었는데 캠핑붐이 일면서 캠핑장으로 개방을 한 그런 곳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처음부터 캠핑장으로 만든 곳이 아니라서 일반적인 오토캠핑장과 시설을 비교하면 큰 실망을 할 수도 있다.
운동장 수돗가에 있는 수도꼭지가 개수대고, 샤워를 할 수 있는 부스는 단 2개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가족이 이곳에서 1박 2일 동안 멋진 힐링타임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맥타가트 캠핑장만의 묘한 매력이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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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쯤 도착해서 우리 가족이 텐트를 친 곳은 운동장 한쪽 구석.
다른 팀들이 오더라도 옆쪽에 텐트를 칠 수 있도록 제일 구석쪽에 사이트를 구축했다.

특히 이번에는 지정이 친구네도 와서 함께 캠핑을 한다고 해서 무려 텐트를 2동이나 쳤다.
하나는 우드랜드,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버팔로 패밀리 텐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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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를 치면서 아이들이 쉴 수 있도록 해먹을 나무에 걸어줬더니 호주랑 로코가 너무너무 신나한다.
요즘은 신생 캠핑장들이 많아서 나무에 해먹을 걸 수 있을만큼 큰 나무들을 보기가 힘든데, 이곳 맥타가트 캠핑장의 나무들은 해먹을 묶어도 좋을만큼 충분히 두껍다.

아이들은 마냥 신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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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기쁨도 정말 잠깐.

맥타가트 캠핑장에는 캠핑장 주인이신 오교수님의 애완닭이 돌아다니는데, 제법 크기가 커서 내가 가까이 가도 무서울 정도다.
닭이 다가오니까 숨어버린 호주와 로코. 이 상태로 닭이 다른 곳으로 갈 때 까지 제법 오랫동안 있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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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의 해먹타임이 끝난 후에 나도 해먹에 잠깐 올라 앉아본다.

해먹에 앉아서 바라보는 반대편 산이 아직은 푸르다.
이제 1~2주만 지나면 이곳도 울긋불긋 가을의 정취를 마음껏 느낄 수 있겠지.

비록 예쁜 단풍은 아니지만, 자연 속에서 있다는 느낌 하나만으로도 참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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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족의 첫끼 식사는 라면으로 해치웠다.

요즘 거의 캠핑장에서의 첫 끼니는 라면으로 해결하는 것 같다.
집에서는 잘 먹지 않지만 유독 캠핑장만 오면 라면이 먹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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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이 친구 현선씨네는 2시쯤 도착하고 양구형이 호주와 함께 배드민턴을 치며 함께 놀아주신다.
호주 이녀석은 학교에서 배드민턴 수업도 들었다면서 아직까지는 잘 못치는 것 같다.
앞으로 연습좀 더 열심히 시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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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로 들어서는 문턱.. 햇살이 참 따쓰하다.

오랜만에 고양이 배에 휴지도 가득 채워주고 타프 한쪽에 걸어줬다.
한국에서 캠핑 처음 갔을 때부터 타프에 달려 있던 고양이라 그런지 더 정이 많이 들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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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 안에서 열심히 놀던 아이들이 지겨운지 해먹을 타러 나왔는데 또 닭이 다가온다.
이번에는 민재까지 3명의 아이들이 해먹속으로 숨었다.

과연 닭은 아이들이 저 안에 있는 걸 알까? 모를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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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간식으로 등갈비 김치찜을 만들었다.
딱히 별다른 레시피도 필요 없이 김치랑 등갈비, 그리고 약간의 올리고당만 있으면 완성되는 정말 간단한 캠핑요리다.

캠핑요리는 역시 간단하면서도 맛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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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쌀쌀한지 로코는 겨울잠바까지 껴 입었다.

불과 2~3주 전까지만 해도 낮에는 더워서 반팔을 입고 있었는데 이제는 겨울 잠바까지 입고 있으니 이제 정말 얼마 안있으면 눈도 오고 본격적인 동계시즌이 시작될 것 같다. 과연 이번 겨울에는 캠핑을 얼마나 자주 갈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눈오는 날 화이트캠핑 한번 정도는 해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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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해는 저물어 가고, 아이들 저녁으로 떡볶이를 만들어줬다.
마트에서 양념까지 팩으로 들어 있는 떡볶이를 샀는데 의외로 양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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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떡볶이를 먹이고, 어른들은 불판에 목살을 구워먹은 후에 불놀이를 즐긴다.

모닥불을 바라보며 아무 생각없이 멍때리는 시간이야말로 캠핑의 하이라이트가 아닐까.
게다가 요즘은 아침 저녁으로 날씨도 쌀쌀해서 모닥불을 피기 정말 좋은 시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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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닭 우는 소리에 다른 사람들은 잠을 설쳤다고 하는데 나는 잠만 잘 잤다. ㅎㅎ
밤새 전기장판과 형제난로가 있어 하나도 추운 줄 모르고 따뜻하게 푸욱 잘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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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일어나자마자 토끼를 보러 간다고 학교, 아니 도서관 안으로 뛰어 들어간다.

도서관 안쪽에 들어서니 양쪽으로 책들이 가득하다.
뭔가 정리가 제대로 되어 있는 그런 도서관은 아니지만 정말 많은 책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복도 끝부분에 맥타가트라는 분에 대한 소개가 있는데, 맥타가트라는 분은 이곳 맥타가트 캠핑장을 운영하시는 오교수님의 스승이시라고 한다.
맥타가트교수를 기리고자 만든 이 도서관을 만드셨는데, 나에게는 맥타가트 도서관이라는 이름보다는 맥타가트 캠핑장이라는 이름이 더 낯익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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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뒷편으로는 토끼들이 살고 있는데 정말 많다.

아이들이 직접 만져볼 수도 있게 해 주시는데, 토끼도 그렇고, 닭도 그렇고 이곳에서는 정말 제대로 농장체험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맨날 파쇄석 돌바닥 위에서 놀던 아이들이 잔디밭에서 뛰놀면서 자연과 함께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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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이곳에 학급이 몇 개나 있었을까?

몇 개 되지 않는 교실마다 책이 한가득씩 쌓여있다.
이곳은 맥타가트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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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판이 있어서 로코에게 ‘A’를 써 보라고 했더니 로코가 자신있게 알파벳 ‘A’를 쓴다.
요즘 호주에게 영어 알파벳을 배우는 데 신이 난 로코는 이곳에서도 호주에게 영어 수업을 듣는다.

영어영문학 교수님이 운영하는 맥타가트 캠핑장에서 스스로 영어공부를 하는 아이들.
이곳은 캠핑장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즐거운 학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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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 한켠에는 만화책도 많이 있다.

다시 가져다 놓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책을 가져다 볼 수 있다.
1박 2일이 아니라 7박 8일 정도 오랫동안 이곳에 머물며 책만 보다가 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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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에도 잠깐 올라가 본다.
2층은 미술관이다.

그런데 바닥에 이불들도 있는 걸 보면 수련회 와서 이곳에서 잠을 자기도 하는 것 같다.
꼭 텐트를 가지고 오지 않더라도 교실에서 이불이나 침낭을 덮고도 잘 수 있으니 단체로 자연을 즐기고 싶을 때 이곳을 찾아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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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메뉴는 닭백숙과 불고기를 준비했다.
아이들이 야들야들하게 익은 닭을 다 해치우고, 어른들은 아침부터 불고기 반찬에 한끼를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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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장에서 맛있는 냄새가 났을까?
여치가  날아와 쌈장 앞에서 기웃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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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다닥 텐트랑 타프를 걷어버리고 간단하게 테이블과 의자만 남겨뒀다.
이제는 간단히 점심을 먹고 에버랜드로 갈 시간.

사실 이곳에서 하루 정도 더 푹 쉬고 싶었지만 다음날은 민준이 돌잔치도 있고, 이래저래 시간이 안됐다.
다음에 또 오게 된다면 최소 2박은 하고 가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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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갈 준비를 모두 마치고 나니 동물농장 가족들이 모두 운동장으로 나왔다.
캠퍼들이 먹고 남은 음식물을 버린 통에서 녀석들의 식사가 시작된다.

맥타가트 캠핑장은 닭이랑 거위가 운동장을 활보하는 자연과 함께하는 캠핑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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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정말로 떠나야 할 시간이다.
항상 릭떵차 캠핑을 마칠 때마다 사진을 찍던 버릇이 있어서 그런지 셀카를 한장 남겨 본다.

맥타가트 캠핑장에서의 1박 2일은 아무런 생각없이 정말 편안하게 푸욱 쉴 수 있었던 멋진 힐링타임이었다.
비록 시설은 그닥 좋지는 않지만 정말정말 좋은 이곳, 맥타가트 캠핑장.
앞으로 힐링이 필요할 때 한번씩 찾아가는 좋은 안식처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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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 Reply 떵이 2014/10/08 at 9:18 AM

    인증샷에 릭소님과 제가 없으니 쓸쓸해보이는군욤 ㅎㅎ

    • Reply 차도리 2014/10/08 at 9:23 AM

      대신 제 얼굴 크기가 비교되지 않는다는 장점은 있어요.
      떵이님이랑 같이 사진 찍으면 제 얼굴이 너무 커보이잖아요. ㅋ

  • Reply 도마뱀 2014/10/08 at 9:46 AM

    한적하니 멋진곳에서 힐링하셨군요 ㅎㅎ

    • Reply 차도리 2014/10/08 at 10:33 AM

      네. 정말 괜찮은 곳이에요.
      조용하고.. 무엇보다도 아무리 팀이 많이 와 봐야 10팀.

      운동장 가운데는 항상 비워두기 때문에 아이들 놀기도 좋아요 ^^

  • Reply 릭소 2014/10/08 at 1:09 PM

    닭…
    토끼는 몰라도 닭은 민정이가 기겁을 하겠네요 크크~
    그나저나 정말 가고 싶은 곳이네요.. ^^;;

    • Reply 차도리 2014/10/08 at 1:19 PM

      아.. 민정이 오면 닭은 잠시 가둬둬야죠. ㅎㅎㅎ
      조용히 쉬다 오기 좋은 곳입니다. ^^

  • Reply 타키 2014/10/21 at 4:25 PM

    이야~ 저같아도 저만한 닭이라면 무서울듯한데요~`ㅎㅎ
    그나저나 이곳이 어딘지 정말 좋은데요~` 특히 아이들과 함께 가는 캠핑이라면 ~~
    사진이 참 멋집니다.
    잘보고 갑니다 차도리님~~^^

    • Reply 차도리 2014/10/23 at 10:46 AM

      타키 캠핑 때부터 느낀거지만 자연 속에서 힐링하는 게 진짜 캠핑인 것 같아요.
      조만간에 한번 더 뵈야죠? ^^ 사진 잘 찍었다고 칭찬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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