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결정된 부활절 휴가. ^^
어떻게 알찬 하루를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결국에는 에버랜드 튤립축제에 다녀오기로 했다.
주말에 갈 수도 있긴 하지만 주말에 그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을 상대할 자신도 없고 차도 엄청 막힐테고..
결국에는 가기로 했다. 밤새도록 근무를 하고 퇴근하자마자 바로… ㅠㅠ
아침일찍 퇴근해서 부랴부랴 준비했는데도 불구하고 집을 나서니 10시가 다 되었다.
역시 애를 데리고 움직이는 건 쉬운게 아니다. ㅡㅡ;;
에버랜드에 입장하니 11시 15분. 튤립축제기간인만큼 예쁜 튤립들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호주 이녀석 아직 제대로 시작도 안했는데 사진촬영 거부에 나선다.
이쁜 튤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주려고 하는데 싫다고 거부하지만.. 그냥 찍어버렸다. ^^
5살까지는 이쁘게 사진 잘 찍더니만 6살을 넘어서면서부터 사진 찍는 걸 즐겨하지 않는다.
(물론 그것도 지 기분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
날씨는 많이 추운 것 같지 않은데 유독 바람이 많이 분다.
약간 구름이 많고 바람이 부는 것만 빼면 정말 좋은 날씨인데…
아직 완연한 봄이라고 말하기는 조금 이른 것 같다.
아.. 여기가 어디더라?
주변에 정말 재미있는 놀이기구들이 많았지만 어쩔 수 없다.
호주가 키가 너무 작아서 엄두도 못내는 놀이기구들.
우리 가족의 첫번째 목적지는 사파리투어.
어차피 호주를 데리고 재미있는 놀이기구는 못탈 거고.. 동물들하고 튤립만 실컷 구경하기로 마음먹었다.
사파리까지 가기 전에 먼저 들어간 곳은 Bird Paradise.
새가 얼마나 많을까..? 하고 기대하고 들어갔지만 그다지 많진 않았다.
오리 몇마리와 홍학들. 홍학도 색깔이 예쁜 분홍색이 아니라 흰색들이 대부분이다. ㅡㅡ;;
스페인 바르셀로나 동물원에서 보았던 엄청난 새들을 기대했던 내가 잘못이지.
생각해 보니 에버랜드는 놀이동산이지 동물원이 아니었다. T.T
사파리월드로 내려가는 길에 백곰도 보고, 물개도 보고.. 동물구경좀 하려 했으나.. ㅋ
로코가 울기 시작한다. 알고보니 배고플 시간이 다 된 것.
이놈의 배꼽시계는 어찌나 정확한지 한번도 틀리질 않는다.
잠을 자다가도 배꼽시계 알람이 울리기 5분쯤 전이면 눈을 번쩍 뜨곤 하는 우리 로코.
놀이기구는 커녕 로코 덕분에 동물구경도 제대로 못하고 베이비서비스까지 뛰어갔다.
근데 역시나 단순한 우리 로코. 분유를 한통 원샷 하고는 그새 기분이 좋아진다.
바람도 많이 불고 날도 추우 덜덜 떨고 있던 우리들.. 잠시나마 몸을 녹일 수 있었다.
자자.. 이제 본격적으로 사파리투어가 시작된다!!
흐흑.. 오늘은 Q-Pass도 운영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밖에 써 붙여 있는 대기시간 팻말에는 ’40분’ 이라고 적혀있다.
그래도.. 가족들이 다함께 즐길 수 있는 사파리투어를 위해서는 40분.. 기다려야지.. ^^
대기통로에 전시되어 있는 물건들이 신기한가보다.
아프리카 분위기를 내 놓은 것 같은데..
로코가 두리번두리번 거리기 시작한다. 여기저기서 동물 울음소리도 들리고, 주변의 모든 것들이 신기한가보다.
호주의 최대 관심사는 사파리에서 기린을 볼 수 있을 것인가? 였는데..
오늘은 기린이 없다.
초식동물들은 내년에나 볼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럼 내년까지 초식동물들은 뭐하고 있는걸까?
다른 동물원에 가 있는건가? 아니면 그냥 1년동안 휴가..? ^^
아.. 사파리 출구는 기념품샵이다.
이쁜 기념품들이 너무너무 많지만 이거 하나둘씩 사 주다 보면 끝이 없다.
매몰차게 눈길 안주고 바로 출구를 향해 고고!!
사파리 바로 앞에 작은 동물마을이 있다.
양들도 있고, 토끼도 있고, 기니피그도 있고 이래저래 작은 동물들이 많다.
그런데 양들이 열심히 먹고 있는 이건.. 뭘까?
일종의 ‘개껌’ 비슷한건가? 아니면 초 고농축 고형먹이?
녀석들.. 너무 맛있게 먹는다. ^^
ㅋㅋ 진짜 거대토끼와 난쟁이토끼다.
거대토끼의 얼굴이 난쟁이토끼 얼굴의 거의 3~4배??
주변에 있는 동물 캐릭터들과 함께 기념촬영!!
아.. 주름이 장난이 아니네.. ㅡㅡ;;
20대 후반에 7살 딸을 둔 아저씨 피부가 이정도면.. 괜찮은건가? ㅋ
이름 모를 꽃들.
호주 할아버지가 함께 오셨으면 이 꽃들이 무슨 꽃인지 알려주셨을텐데..
예쁜 꽃들이 많은데 무슨 꽃인지 모를 때마다 참 난감하다.
천원만 주면 새 먹이주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었다.
천원어치 모이를 사서 예쁜 잉꼬들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행사.
잉꼬들이 손 위에 올라 앉아 모이를 먹는 느낌이 신기했나보다.
호주는 다음번에 가면 꼭 새 모이주기를 다시 해 보고 싶단다.
이 세상의 즐거운 경험들, 우리 이쁜 호주에게 더 많이 느끼게 해 줘야지. ^^
호주.. 기린을 정말 정말 보고 싶어했는데, 기린 모형이 있었다.
기린 모형을 보자 신난 우리 호주.
서울대공원이라도 데려가서 꼭 기린을 보여주든가 해야지.
도대체 기린이 왜 그리도 좋은지는 잘 모르겠지만.. ㅋ
오늘의 점심은 간단하게 햄버거로 해결.
근데 에버랜드 햄버거는 왜 이렇게 맛이 없는지 모르겠다.
어떻게 롯데리아보다 더 맛이 없을 수 있는지.. ㅡㅡ;;
비싼거야 뭐 그럴 수도 있지만 맛이라도 있게 만들어 줬음 좋겠다.
점심식사 후에는 드디어 오늘의 하이라이트!!
드디어 튤립꽃밭에 도착했다.
튤립이 100% 다 이쁘게 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축제를 즐기기에는 충분히 이쁘게 피었다.
다음주말 정도면 정말 최고로 멋진 튤립꽃밭이 될 듯.
튤립축제를 즐기는 것도 잠깐. 어느덧 2시 30분이 되어버렸다.
2시 30분은 에버랜드의 최고의 하일라이트, 카니발 퍼레이드가 시작하는 시간!!
부랴부랴 퍼레이드 구경을 하러 달려갔다.
하핫.. 이녀석.. 호주한테 유독 관심이 있는 듯.
그런데 커다란 인형아저씨가 다가오자 호주.. 지레 겁에 질려버린다.
다른 애들은 인형들이랑 같이 사진도 찍고 춤도 추고 노는데.. 아직은 어린걸까? 아니면 겁이 많은걸까?
암튼 동물인형이 좋긴 좋은가보다.
앞쪽에서 사람들 나올때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던 호주가 동물들이 나오니까 조금은 기분이 좋아진 듯.
거의 30분에 가까이 진행된 퍼레이드가 끝나고 이제는 본격적으로 놀이기구를 타러 갈 시간.
튤립정원에서 사진을 좀 더 찍고 싶었지만 아직 사파리투어 하나밖에 못 했기 때문에 놀이기구를 타려면 서둘러야했다.
우리가족의 첫 번째 놀이기구는 바로 회전목마.
무표정으로 일관하던 로코도 회전목마를 탄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은가보다.
포르투갈에서 마지막으로 회전목마를 타고 정말 오랜만에 회전목마를 타는 호주.
회전목마는 너무 시시한가? 표정이 그닥 밝진 않다.
대관람차.
마지막으로 해가 저물 무렵에는 대관람차를 타고 오늘의 일정을 마치기로 했다.
회전목마가 시시하다는 호주를 위해 좀 더 스릴있는 놀이기구를 타기로 결정!
매직스윙이라는 놀이기구인데 확실히 조금은 재미있는 기구인지 제법 줄이 길었다.
사파리 만큼은 아니지만 거의 20분은 기다렸던 매직스윙.
기다리다가 호주가 재미있는 놀이를 발견했다.
안전봉에 대고 재미있는 표정하기!!
아마 뒤에서 같이 기다리는 사람들이 우리 부녀를 흉봤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뭐 그렇다고 뒷 사람들한테 피해가 가게 했던 건 아니니까.. ^^
드디어 우리의 탑승차례가 되었다.
처음에는 긴장하던 우리 호주. 놀이기구가 조금 움직이기 시작하자 이제 만족한 표정이다.
아.. 벌써부터 스리를 좋아하면 안되는데.. ㅡㅡ;;
이건 뭐더라?
스카이 팡팡인가? 하는 놀이기구인데.. 힘껏 봉을 손으로 밀면 빙글빙글 돌아가는 놀이기구이다.
너무 많이 돌렸더니 머리가 어질어질…
팽이처럼 우리가 앉아 있는 의자가 빙글빙글 돌아가자 호주는 신이 났다.
하지만 봉은 쉽사리 밀리지 않는다는거.. ㅋ 결국 같이 탄 아빠가 고생.
아빠들에게 별로 추천해 주고 싶지는 않은 놀이기구다.
놀이기구를 타고 내려오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미친듯이 소리를 지르며 우르르 몰리기 시작한다.
“뭐지?” 하고 따라가 보니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있는 가운데 뭔가 촬영중이었다.
워낙에 연예들한테는 관심이 없다보니 누군지 몰라 나중에 지정이한테 물어보니 씨앤블루라고 한다.
씨앤블루? 어디서 들어본 것 같긴한데.. 암튼 잘 생기긴 했다. 인정. ^^
대관람차를 배경으로 찰칵~!
이건 글로벌 빌리지라는 놀이기구(?).
배를 타고 전 세계를 여행하는 건데, 특별히 재미있지는 않고 각 국가별로 전통의상을 배를 타고 한눈에 볼 수 있는 정도?
워낙 재미가 없어서 그런지 하나도 안기다리고 바로 탈 수 있었다.
재미는 없지만 연인끼리 두손 꼭 잡고 세계일주하기에는 참 좋을 듯. ^^
“레이싱 코스터”
호주는 토끼와 거북이 놀이기구라고 부른다.
호주가 탈 수 있는 놀이기구 중에는 제일 스릴있는 놀이기구일 듯 싶다.
역시 다른 애들도 마찬가지인지 놀이기구를 타고, 또 타고, 또 탄다.
마지막에 집에 오기 전까지 다 합해서 10번은 넘게 탄 놀이기구.
헉..!!
오늘 집에 가기 전에 꼭 타기로 했던 대관람차가 운행 중단이라고 한다.
그것도 임시 운행중단이 아니라 2010년 8월 14일 이후로 쭈욱 멈춰버린 대관람차.
로코를 보느라고 아무것도 제대로 못 탄 지정이에게 대관람차 운행중단소식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했다.
해가 다 져 버리기 전에 마지막으로 튤립구경 한번더~~
역시 내가 튤립구경을 하고 있는 그 사이에도 호주는 엄마손을 꼭 잡고 레이싱 코스터를 타러 갔다. ㅋ
6시가 다 되어가니 사람들이 하나둘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여름같았으면 밤에도 사람이 많을텐데 밤이 되면서 쌀쌀해 지니까 모두들 집으로 향한 것 같았다.
어느덧 에버랜드에는 평온한 저녁시간이 찾아왔다.
우리 가족도 얼른 서울로 돌아가 저녁을 먹기로 하고 에버랜드를 나오는데…
아침에 봤던 매직트리가 밤에 보니 더 신비하게 느껴졌다.
날이 어두워지자 동화속 나라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마치 코펜하겐 티볼리 공원에서 느꼈던 그런 느낌처럼…
마지막 사진은 튤립으로 마무리~
27시간동안 잠을 안자고 가족들과 함께한 에버랜드 봄나들이.
몸은 조금 힘들었지만 정말 오랜만에 가족들끼리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이제 봄도 오고 날씨가 따뜻해 지면 더 많은 곳에서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추억 많이 만들어야겠다.
3 Comments
[…] ※ 지난 4월에 작성한 에버랜드 튤립축제 포스팅 바로가기 […]
씨엔블루 이정신 사진에서 저도 모르게
멈춰서 뚫어져라 봤다는… 하하하
호주와 로코 일년새 부쩍 자랐네요 애들은 정말 금방금방 크는거 같어요~
더불어 차도리님은… 세월을 역시 비켜갈수는
없군요 ㅋㅋㅋㅋ 🙂
아.. 저 분 성함이 이정신이군요.
애들이 무럭무럭 자라는 만큼 저도 세월을 거스를 순 없죠. ㅠㅠ
저때만 해도 이마에 주름 없었는데 이제 눈 크게 뜨면 이마에 주름이 생기네요.
이제는 얼굴에 팩도 좀 하고 살아야겠어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