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가 활짝 핀 어느 봄날, 주말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딸기체험농장에 다녀왔다.
사실 나도 태어나서 한번도 딸기를 따 본 적이 없는데(산딸기 빼고..), 아이들 핑계대고 나도 딸기를 한번 따 보게 된 것이다.
딸기체험농장은 양평쪽에도 많이 있고, 일산쪽에도 많이 있는데 지정이 친구의 친구로부터 괜찮다는 곳을 소개받아 일산쪽으로 다녀오게 되었다.
일산까지 거리는 왕복 60km정도.
씨티카 타고 다녀오면 딱 좋을 것 같아 씨티카를 부랴부랴 예약하고 아이들과 함께 씨티카를 몰고 일산까지 달려갔다.
아침시간이라 그런지 한가한 자유로.. 내부순환로에서 빠질 때 잠깐 막힌 거 빼고는 전혀 막힘 없이 일산까지 달려갈 수 있었다.
오랜만에(?) 밖에 나와서 그런지 신난 호주.
주차를 하고 딸기농장까지 가는데 가만히 있지를 않는다.
잠시 기다리니 딸기체험농장을 소개시켜준 지정이 친구 현선씨네 가족이 도착하고, 논두렁을 건너 딸기체험농장으로 향한다.
오랜만에 걷는 논두렁이다.
작년에 애들만 데리고 양주쪽으로 캠핑갔을 때 걷고는 처음인 것 같다.
논두렁을 거닐며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레어템 경운기도 만난다.
일산은 서울에서 가깝고 아파트랑 건물들도 많아 완전히 도시인줄 알았는데 이런 농장들이 있는 걸 보면 완전 시골이다. ㅋ
(일산 주민들을 폄하하고자 하는 발언은 아니다. ^^;;)
진~~한 고향의 향기를 맡으며 논두렁을 지났더니 딸기체험농장이 드디어 나타났다.
우리가 방문한 곳은 일산의 햇살농원이라는 딸기체험농장.
별도의 체험비는 없고 딸기를 딴 만큼 무게를 달아 돈을 내고 나오는 시스템이다.
1kg에 15,000원이라는 가격이 절대 싼 가격은 아니지만, 별도의 체험비를 받지 않으니 나쁘진 않다.
처음에는 딸기 따 보는 체험이 주 목적이니까 딸기를 많이 따지는 말아야지.. 라고 생각하다가도 결국에는 스티로폼 박스에 한가득 담겨있는 딸기들.
직접 가서 따 보면 안다.
아~ 딸기는 이렇게 자라는구나?!
아이들 체험활동 시켜주러 와서 오히려 내가 제대로 체험활동을 한다.
도시에서만 자란 우리들 세대는 확실히 농촌체험활동이 꼭 필요한 것 같다.
허리 높이에 조성되어 있는 딸기 밭.
맛있게 익은 딸기도 있고, 이제 갓 열매가 된 딸기도 있고.. 다양한 딸기들이 체험활동 온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주인 아저씨께 간단한 설명을 듣고는 바로 딸기체험에 들어간다.
딸기는 꼭다리 부분만 똑~ 따 주면 되는데 의외로 잘 따 진다.
로코는 무슨말인지 이해를 잘 못했는지 계속 딸기가 매달려 있는 줄기째 잡아당겨서 교육시키느라 힘좀 들었다.
하얗고 예쁜 딸기꽃. 그리고 열매.
딸기가 빨갛게 익은 모습만 봐 와서 그런지 초록색 딸기를 보니 뭔가 이상하다.
생긴 게 무슨 외계인 같은 딸기열매. 색깔이 이렇게 중요한거구나 싶다.
열심히 딸기를 따는 호주와 로코.
딸기농장에 모든 딸기들이 다 익은 게 아니기 때문에 잘 익은 것만 골라서 따야 한다.
보통 한 줄에서 한 가족이 딸기를 딸 수 있도록 해 주는데, 한 가지 팁이 있다면 비닐하우스 구석쪽에 있는 줄이 딸기가 크고 좋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구석까지 잘 들어가지 않으려고 하고 입구쪽에서 체험활동을 많이 하기 때문에 입구쪽 딸기들은 대부분 잘다(작다).
크고 싱싱한 딸기를 원한다면 비닐하우스 구석쪽으로 들어가는게 팁이다.
예전에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던 게 생각이 났다.
딸기는 꼭다리 부분(녹색부분)이 위로 솟구쳐 있는 게 싱싱한 거라고.
근데 신기하게도 대부분의 딸기들이 꼭다리 부분이 위로 솟구쳐 있다.
농장에서 바로 따면 이런 모습인데 유통과정에서 점점 고개를 숙이나보다.
처음 해 본 딸기체험인데, 이렇게 싱싱한 딸기를 직접 따 보니 너무 재미있었다.
물론 더 재미있는 건.. 주인아저씨 몰래 즉석에서 딸기 시식하기~!!
원래 딸기체험농장에서 딸기를 따면서 먹으면 안된다.
하지만 뭐든지 몰래 하는 게 재미있는 법이다. ㅋㅎㅎ
아이들이 직접 딸기를 만져보고, 딸기가 어떻게 자라는 지 눈으로 보는 시간.
비록 딸기체험을 하는 시간이 길진 않았지만 아이들이 신기해 하며 딸기체험을 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참 뿌듯하다.
커다란 스티로폼 딸기박스에 딸기를 가득 담는 게 걸린 시간은 30분이 채 안된 것 같다.
딸기따는 거 말고 딸기잼 만드는 체험활동도 있는 것 같은데, 햇살농원에서는 딸기잼 만드는 체험은 안하는 것 같았다.
딸기체험활동의 마지막 할 일은 바로 옆 비닐하우스에서 딸기 맛있게 먹기!
딸기를 모두 따고 무게를 달아 보니 무려 2.8kg이다. 4만원짜리 비싼 딸기지만.. 바로 따서 먹어서 그런지 정말 맛있었다.
아이들도 잘 먹고, 어른들도 잘 먹고.. 딸기를 씻어 놓자마자 금새 사라져 버리는 딸기들. 근래에 먹어본 딸기중에서 제일 맛있었던 딸기였다.
2.8kg이 적은 양인 줄 알았는데 막상 집에 가져와서 3번정도 더 먹었으니 제법 많은 양이다.
1kg에 15,000원이 절대로 싼 가격은 아니지만, 체험활동도 하고 직접 딴 신선한 딸기라는 점을 감안할 때 가격도 괜찮은 것 같다.
이제 곧 있으면 딸기체험활동이 끝나고 토마토 체험활동도 하는 것 같은데, 조만간에 또 토마토 따러 다녀와야겠다.
일산 딸기체험농장 고양햇살농원
주소 :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장대길 366-93
전화 : 010-3711-0358
찾아가는 길 : 네비 찍고 가면 된다. ^^ (킨텍스 근처에 위치해 있다.)
5 Comments
로코 호주 이뿌니들 많이 컸네 ~
ㅇㅇ 우리 겸둥이들 많이 컸지? ^^
제대로된 현장학습이네요^^
딸기 안익은거 주렁주렁은 첨봐요~ ㅎㅎ
저도 처음봤어요.
애들 핑계대고 농촌 체험활동좀 많이 다녀야 할 것 같아요. ㅋ
아이들과의 딸기 체험~~ 딸기가 아주 탱글탱글 윤이 반짝반짝~~~ 아이와 어쩜 이렇게 잘 조화되는지~~ 신나하는 아이들과의 기억에 남을 체험~~~ 역시 멋지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