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족 주말저녁 메뉴는 돼지고기 김치찜.
지난번에 묵은지 갈비찜을 한 번 해 먹은 이후로 묵은지 찜요리에 자신감이 붙었다.
갈비찜은 갈비 핏물 빼는 데 시간이 조금 필요하지만, 목살은 그냥 바로 먹을 수 있기에 이번에는 목살을 이용한 김치찜을 한번 만들어 봤다.
(묵은지 갈비찜 만들어 먹었던 후기 보러가기 – https://www.chadorri.com/?p=15942)
김치찜을 할 때 사용되는 돼지고기 중에서 목살이 제일 만만한데 목살이 없을 경우에는 앞다리 살이나 뒷다리 살을 이용해도 된다.
다만 삼겹살은 기름이 너무 많아 기름만 많이 떼어낼 수 있다면 삼겹살도 나쁘진 않다.
돼지고기 김치찜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고기가 도톰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육점에 가서 김치찜 해 먹을거라고 얘기하면 알아서 도톰하게 썰어주니까 걱정 안해도 된다.
레시피는 아주 간단하다.
제일 밑에 양파 썰어 놓고, 그 위에 고기 얹고, 그 위에 김치를 얹어준 후에 가열만 하면 끝이다.
양파가 없으면 대파를 썰어 넣어도 되고, 대파마저 없으면 김치를 밑에 깔아주면 된다.
즉, 고기랑 김치만 있으면 만들 수 있는 쉽고 간단한 메뉴인 돼지고기 김치찜.
양파 위에 고기를 얹고 그 위에 김치까지 얹은 모습.
우리집에는 묵은지가 많이 남아서 묵은지를 이용했는데, 꼭 묵은지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
몇 년씩 묵은 그런 김치가 아니더라도 조금 푹 익었다 싶으면 김치찜에 사용해도 좋다.
김치 위에 고기를 얹고 그 위에 김치를 또 얹는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고기에 김치의 맛이 잘 베어나게 하기 위한 건데, 정육점 아저씨가 알려주신 팁이다.
고기만 쌓아놓고 그 위에 김치를 얹는 것 보다는 중간중간에 김치를 포개주면 더 맛이 잘 벤다고 한다.
그리고 어디서 본 건 있어서 통마늘도 몇 개 넣어줬는데, 생각해 보니 통마늘은 고기랑 김치 사이에 넣었어야 했을 것 같다.
통마늘을 넣는 이유가 아무래도 고기의 비린내를 제거하기 위험이니 통마늘이 없으면 소주를 조금 넣어줘도 좋다.
지난번에 묵은지 갈비찜을 했을 때 처럼 압력레버는 “1”을 가르키게 해 놓았다.
묵은지 갈비찜 만들기와 비교하면 갈비가 아닌 목살로 김치찜을 한다는 것 말고는 큰 차이는 없다.
강불로 10분, 그 이후에는 약불로 약 30분 정도 가열하면 모든 요리(?)가 끝이 난다.
어디가서 요리라고 얘기하기도 부끄러운 요리, 돼지고기 갈비찜.
40여분의 시간이 지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뚜껑을 열어본다.
짜잔~ 먹기 좋게 완성됐다.
뚜껑을 열자마자 김치 때문에 잘 보이지 않던 고기가 집게로 김치를 들어내니 그 모습을 드러낸다.
기름기가 쏙 빠져 보이는 돼지고기 목살 덩어리.
압력밥솥에서 고기와 김치를 꺼내어서 먹기 좋게 담아본다.
김치도, 고기도 정말 먹기좋게 잘 익었다.
고기는 물을 전혀 안 넣고 김치로 쪄 내기만 해서 그런지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내가 만들어 놓고 내가 맛이 일품이라고 하면 안되지만.. 내 입맛에는 딱 좋다. 소주가 갑자기 생각나는 저녁메뉴.)
고기만도 먹어보고, 김치와 함께도 먹어본다.
확실히 지난번에 먹었던 묵은지 갈비찜과 비교해 보면 고기가 훨씬 부드러운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래도 갈비보다는 목살이 더 부드럽고 맛있는 것 같다.
소주 한잔이 생각났지만 차마 소주까지는 못까고 집에 한캔 남아 있는 칼스버그 맥주를 꺼냈다.
시원한 맥주 한잔과 함께 먹는 돼지고기 김치찜. 그 맛이 궁금하면.. 만들어 먹어보면 된다. ㅎㅎㅎ
끝난 줄 알았다면 큰 오산.
이번에 구입한 목살은 총 900g인데, 아까는 윗쪽에 있던 고기 세덩이만 썰었던 거고, 이제 밑에 남아 있던 고기 두덩이를 마저 썰었다.
확실히 아랫부분에는 국물이 생겨서 그런지 고기가 더 부드럽다. 마치 보쌈을 먹는 느낌.
썰어놓기를 이렇게 썰어 놔서 좀 덜 맛있어 보일지도 모르겠는데, 정말 부드럽고 맛이 좋다.
고기가 질기면 절대 안먹는 호주도 맵다고 투정부리면서도 열심히 먹는다.
너무너무 맛있게 먹는 호주.
근데 먹으면서 맛있다고 한마디 해 주면 덧나나.. 지난번 묵은지 갈비찜이 더 맛있었다고 투덜댄다.
생각해 보니 지난번에는 올리고당을 넣고, 김치를 씻어서 아이들 입맛에 맞게 만들었던거고, 이번에는 나랑 지정이 입맛에 맞게 만들어서 지난번에 만들었던 묵은지 갈비찜이 더 맛있다고 느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다음부터는 조금 덜 맵게, 그리고 더 달달하게만 만들어주면 호주랑 로코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어느덧 마지막 한점.
맥주도 한캔 다 마시고,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정말 간단하면서도 맛있는 저녁메뉴, 앞으로도 종종 만들어 먹어야겠다.
같이 먹으려고 꺼내놨던 반찬들은 그대로 다시 냉장고행~
혹시 가능하다면 김치찜 먹을 때 계란찜도 하나 정도 만들어서 같이 먹으면 더 맛이 좋을 것 같다.
압력밥솥으로 함께 하는 즐거운 요리생활.
다음번 메뉴는 뭐가 좋을 지 열심히 고민해 봐야겠다.
* 본 포스팅은 네이버카페 ‘IT동아 오피니언 리더’의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10 Comments
이야.. 압력솥 딱 열었을때 물씬 풍기는 김치찜냄새~
생각만해도 기분좋아집니다. ㅋㅋㅋㅋ
두부도 같이 썰어드시면 좋은 술안주가 됐을텐데..
소주가 아니라 두부 생각은 슬며시 넣어둡니다. ^^;
오.. 완전 좋은 아이디어에요.
두부는 생각도 못했는데 두부김치라… ㅋ
다음에 캠핑장 갈때는 두부를 꼭 챙겨야겠어요.
좋은 팁 감사합니다. ^^*
묵은지가 남아돌았군요 ㅋㅋ 요번캠핑때 꼭 챙겨오셔요 ㅎㅎ
네. 베니진님이 알려주신 팁까지 참고해서 묵은지 돼지갈비찜에 두부까지 곁들여서 낼게요 ^^
압력솥도 기대되고 오벌도 기대되공…
냠냠~~
릭소님은 고기만 챙겨오세요.
저는 압력솥이랑 오벌만 챙겨갈테니까.. ㅎㅎㅎ
정성가득 돼지고기 김치짐… 여기에 칼스버그 맥주 한잔…. 즐거운 맛과 풍미를 느낄 수 있을거 같아요~~ 요리전문가 차도리님~~ ^^ 역시 대단하세요^^~
요리전문가는 무슨.. 이건 말이 요리지 할거 아무것도 없어요 ㅋㄷ
가족들에게 사랑받는 멋쟁이 아빠
너무 부러운데요 ^^
애들이 제가 만든 음식을 먹는 걸 보면 언제나 즐겁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