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샬레에서의 둘째날이 밝아왔다.
아침에 대강 세수를 하고 카페로 나가니 아침이 준비되어 있었다.
전날 밤 사장님께서 9시에 아침을 준비해 놓을테니 나와서 먹으라고 하셨기에 좀 더 늦잠을 자고 싶었지만 아침을 먹기 위해 일어났다. ^^
아침은 스위스샬레에서 원래 제공하는 기본메뉴이다.
아침을 주는 펜션이라.. 스위스 샬레. 조금은 특이한 곳이다.
아침메뉴는 삶은 감자와 샐러드, 그리고 사과, 계란, 귤이 준비되어 있었다.
호주까지 배려해서 3명이 먹을 수 있게 이쁘게 차린 아침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자리에 앉자 사장님이 따뜻한 스프를 내 주셨다.
양송이스프였나?
추운 겨울펜션에서의 따뜻한 스프는 정말 가슴까지 따뜻하게 해 준다.
우리 호주양. 뭘 먼저 먹을지 고민하는 눈치다.
내 자리에 놓인 아침메뉴.
난 원래 아무 음식이나 잘 먹지만 감자는 유독 별로 좋아하질 않는다.
근데 스위스샬레에서의 아침메뉴에 포함된 삶은감자는 어찌나 맛있던지…
감자가 대부분 푸석푸석하기 마련인데,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감자. 정말 신기했다. ^^
이 사진에 있는 메뉴 외에도 토스트와 우유가 제공된다.
다른 분들의 리뷰를 보니까 커피도 끓여주신다는데, 다음에 방문할 때는 커피를 부탁드려봐야겠다.
호주양. 말도 안하고 먹더니… 결국은 싹싹 비웠다. ㅎㅎ
아침을 먹고는 어제 밤 추워서 다 둘러보지 못한 펜션을 조금 더 둘러보기로 했다.
2층 카페에 있는 병정들과 함께.
이 병정들은 펜션입구에도 있고, 카페에도 있고.. 정말 많다.
개인적으로는 오른쪽 칠판을 들고있는 병정이 좀 탐이 난다.
집에 하나정도 세워 놓으면 참 이쁠 듯.
어제 밤에 봤듯이 작은 인형들이 곳곳에 전시되어 있다.
이곳이 펜션인지, 인형 박물관인지 모를 정도로 인형들이 많은 것 같다.
어제는 위에서만 내려다 보았던 1층 휴게실.
한쪽 벽에는 스위스 마을의 풍경이 그려져 있었고, 가운데에는 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진짜 나무였다.
어떻게 여기에 진짜 나무를 잘라다가 데코할 생각을 했는지.. 대단하다. ^^
1층 휴게실에 있는 벽난로.
실제로 벽난로를 떼기도 한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같은 겨울에는 너무 추워서 떼나 마다 어차피 추운 건 똑같다고 한다.
봄이나 가을에 약간 쌀쌀할 때는 벽난로의 따쓰한 기운을 느낄 수 있고, 사람들이 많아야 벽난로를 한번씩 떼는 것 같다.
휴게실에는 담요가 많이 준비되어 있다.
동호회에서 놀러오거나 친구들이 많이 놀러가면 휴게실에서 놀면서 쓰라고 준비해 놓은 듯.
휴게실 한켠에는 도끼가 한 자루 벽에 기대져 있었다.
벽난로에 사용할 장작을 패기 위해서 사용하는 도끼인 것 같았다.
나중에 캠핑할 때 캠프파이어 하려면 이런 도끼도 하나 장만해야 할텐데.. 얼마나 할라나?
밖으로 나와봤다.
발코니에는 녹지 않은 눈이 조금 쌓여 있었다.
1주일 동안 눈은 한번도 오지 않았다는데 아직까지 눈이 안녹고 이만큼이나 쌓여 있다니!!
겨울이라 야외 벤치는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것 같다.
저 발자국들은 누가 남긴 것들일까?
야외에는 이런 작은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밤에 잠깐 나와서 가볍게 맥주한잔, 커피한잔 할 수 있는 곳이다.
아니면 이벤트를 위한 공간으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너만 보면 가슴이 두근두근 거려’ 사랑해~~
이건 누가 이벤트 하고 놓고 간 걸까?
진짜 밤에 촛불 켜 놓고 이벤트 하기에는 참 좋은 공간인 것 같다.
눈이 점령해 버린 수영장.
여름에는 이 곳에서 수영도 할 수 있나보다.
1층에서 묵으면서 베란다로 나와서 수영도 하고 푹… 쉬다 가기에는 참 좋은 곳일 듯.
겨울에는 야외 온천이라도 하면 참 특이할 것 같은데, 운영비가 더 나오겠지? ^^
저 방이 우리가족이 어제 잠을 잤던 알프스.
베란다 밖으로 알펜시아 리조트의 슬로프가 보이는 좋은 전망이다.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구절.
어제 방에서 본 문구와 같은 문구였다.
살아 있는 것들을 보라!
사랑하라!
놓지마라!!
이어지는 문구가 있었다.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는 것처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by 알프레드 디 수자.
무엇보다 4번째와 5번째 문구가 마음에 와 닷는다.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그렇다. 돈에 연연하지 않고 일 자체만을 즐기고,
오늘 하루가 정말 마지막 날인 것처럼 뜻깊은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다시금 생각해 본다.
어제 처음들어올 때 본 Welcome 메세지.
내가 묵게 될 방 이름(알프스)와 내 이름이 펜션 입구에 걸려 있다.
누군가 나를 기다리고 있구나! 라는 느낌이 참 좋았다.
어제 호주가 열려고 시도했지만 열지 못했던 문.
옆으로 밀라고 써져 있는 이 문의 손잡이는 나무 가지 그대로이다.
나무 가지가 갈라져 있는 것을 그대로 손잡이로 사용한 사장님의 아이디어가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다.
자연속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스위스샬레만의 독특한 아이템이 아닐까 싶다.
여기가 입구.
입구의 느낌은 정말 산장느낌 그대로이다.
펜션 옆에 마련되어 있는 바베큐장.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곳에서 어제 맛있는 바베큐를 먹어야 했는데…
진짜로 다음에 따뜻할 때 다시 한번 방문해서 바베큐를 꼭 먹어야겠다. ^^
안에 살짝 들어가서 구경을 했는데,
바베큐통이 정말 슬림하다.
원래 바베큐통은 드럼통 반 잘라놓은 게 오리지널인데.. ^^
대학시절 팀원들과 학교 뒷마당에서 바베큐파티를 즐겼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년이 다 되어간다.
시간은 정말 빨리 지나가는 듯.
스위스샬레의 전체 모습.
한 동으로 되어 있고(바베큐장까지 포함하면 두 동), 그다지 큰 펜션은 아니지만 아기자기하고 이쁜 펜션이다.
자.. 이제는 우리가족 썰매타러 갈 시간!!
(스위스샬레에서는 썰매를 무료로 빌려준다.)
나가는 길에 강아지를 만났다.
이름이 뭐더라..? 아무튼 내가 “손!” 이러는데 진짜 손을 내미는 똑똑한 아이.
지정이와 호주 모두 이녀석의 큰 덩치에 놀라서 가까이 다가서지 못한다.
펜션에서 약 3분정도 차로 달려가면 나타나는 언덕.
이곳은 원래 소를 키우는 곳인데 겨울에는 소들이 다 집에 들어가고 눈 밖에 없다.
덕분에 이곳에서 공짜썰매를 탈 수 있다.
호주는 어제 나랑 이미 한번 썰매를 타 보았고, 지정이는 처음 와 보는 공짜 썰매장.
워낙에 눈이 다져져 있어서 호주.. 부츠 안신어도 썰매 타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음.. 이렇게 봐서는 원근감이 너무 없나?
아무튼 작은 언덕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나름 높이가 있다.
우리 호주가 먼저 스타트!!
동영상을 녹화했어야 하는데, 메모리가 다 떨어지는 바람에 동영상을 못 찍었다.
8G 메모리로 2박3일 여행은 아무래도 한계인듯.
눈치좀 봤다가 16G 메모리를 하나 더 장만해야겠다.
썰매타고 산을 올라가는 호주양.
올라갈 때 조금이나마 힘들지 않게 해 주려고 썰매에 태워서 올라와 봤다.
호주는 정말 편하고 좋겠지만.. 아빠는 힘들다. ㅠㅠ
다음번에 썰매타러 갈 때는 꼭! 아이젠을 챙겨가야겠다.
아이젠을 신고 올라가면 훨씬 편하게 올라갈 수 있을 듯.
세상에 태어나서 썰매를 처음 타 보는 우리 마누라, 그리고 딸래미.
30년 넘게 세상을 살면서 썰매를 처음 타 보다니…
아직도 30년 넘게 같이 살텐데 더 좋은 추억들을 만들어 줘야겠다.
허브나라에 이어 삼양목장, 그리고 즐거운 썰매까지.
정말 오랜만에 즐거운 가족여행, 그리고 추억이었다.
확실히 여행은 삶의 활력소가 되는 것 같다.
다음 여행은 언제가 될까?
http://www.swisschal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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