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는 도통 걸으려 하지 않던 우리 호주.
걷자고 손을 잡고 연습을 시켜줘도 몇 발짝 걷다가는 털썩 주저 앉아버리기 일쑤였다.
그런 우리 호주가 드디어! 오늘 걷기 시작했다.
때는 약 2시간 전.. 그러니까 정확히 어제 저녁 10시 50분경이구나..
호주에게 물을 먹여주다가 그만 먹이려고 한 순간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얘가 요즘에 분유를 거의 안먹고, 밥만 먹다 보니까 물 마시는 걸 아~~주 좋아한다.
그래서 목이 마를 때면, ‘무울~무울~’ 하고 소리를 질러대는데..
오늘도 물을 달라길래 커다란 컵에다가 물을 떠서 조금씩 먹여주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마셔도 많을 정도로 물을 많이 마셨길래 그만 주려고 컵을 책상 위에 올려 놓는 순간!
울 따님.. 잠시 걷는 것에 대한 두려움 같은 걸 싸악 잊어버렸나보다.
한발짝, 두발짝, 세발짝, 네발짝을 아무것도 안 잡고 나에게 아주 빠른 속도로 걸어오는 게 아닌가?!
작년 이맘 즈음.. 우리 호주가 세상에 태어났을 때가 떠오른다.
너무너무 작았던 아기호주.
지금에서야 고백하지만, 내 아이가 세상에 태어났음에도 뛸듯이 기쁘고 행복하진 않았다.
그냥 좋았다는 표현이 맞을까? (내가 아빠 맞나.. ㅡㅡ;)
하지만..
호주가 나에게 한발 한발 걸어올 때의 그 순간!
정말이지, 너무나 행복한 순간이었다.
요즘에 스트레스성 탈모로 온 집안이 내 머리카락 투성인데..
호주의 첫 발걸음이 그 동안 쌓여온 내 스트레스를 싸악 날려보내주었다.
아.. 이런 게 바로 아이를 키워가면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인가보다.
24살의 나이, 다른 그 어떤 아빠들보다 이런 행복을 더욱 빨리 느낄 수 있기에 더더욱 행복하다.
뽀너스 사진~ 잠자는 공주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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