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동은 원래 떡볶이로 유명하다.
하지만 알게 모르게 신당동에 떡볶이 말고도 맛집들이 제법 많은 편이다.
저렴한 한우고기로 유명한 진성곱창도 있고, 꼼장어가 맛있는 참숯등갈비집도 있다.
그런데 이번에 다녀온 곳은 떡볶이집도 아니고, 고기집도 아닌, 바로 중국집이다.
신당동에 있는 만다리라는 중화요리 전문점.
동네에서 자장면 배달로는 이미 정평이 나 있다고 한다.
그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음식점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많은 오토바이들이 배달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space height=”200″]
7시부터 시작된 모임.
6시 55분쯤 도착해 보니 이미 오실 분들은 다 와 계셨다.
지각은 아니지만 내가 거의 꼴지.
식당 내부는 중화요리 전문점 느낌이 물씬 풍긴다.
회식을 위해 세팅되어 있는 반찬들. 보기에도 참 좋다.
이건 인삼.
인삼을 얇게 저며서 꿀에 담궈 놓았다.
인삼을 싫어하는 사람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향이 심하지 않다.
꿀 때문일까?
이건 송화단.
오리알로 만든 송화단은 피단이라고도 불리는데, 남자한테 좋다고 한다.
송화단 자체가 워낙 고단백이라서 정력에 좋기로 소문이 나 있는데.. 이상하게 아무도 안드셔서 나 혼자 열심히 먹었다.
그나저나 이렇게 열심히 먹어도 힘 쓸 데가 없는데.. 쩝.. ㅋ
메인 음식들이 준비되기 전에 술 부터 나온다.
고량주, 맥주, 소주, 다양하다.
개인적으로 고량주를 정말 좋아하는데, 이번주는 야간근무라서 술을 못 마셨다.
그냥 입에 살짝 살짝 대면서 맛만 음미한 정도?
코스요리를 시켜도 되긴 하지만, 일품 요리들로 골라가면서 시켜봤다.
처음에 나온 요리는 사천탕수육.
그냥 탕수육 보다는 조금 매콤한 맛의 탕수육이다.
탕수육은 역시 홀에서 먹어야 맛있는 것 같다.
집에서 탕수육을 시켜 먹으면 튀김이 눅눅해져서 맛이 없는데 홀에서 바로 먹는 탕수육.. 역시 맛있다.
게다가 사천 탕수육은 약간 매콤해서 이거.. 소주나 고량주 안주로 정말 좋다.
탕수육은 기본 중에 기본 메뉴이지만, 사천 탕수육은 일반 탕수육과는 달리 조금 더 고급스러운 느낌이었다.
고량주 몇 병이 뚝딱뚝딱 사라지더니, 이번에는 연태고량주를 시켰다.
중국의 연태지방에서 생산되는 고량주라고 해서 연태 고량주라고 하는데, 제법 비싼 고급술이라고 한다.
만다리에서는 25,000원에 파니까 일반 고량주나 소주의 10배 가격이다.
알콜 도수는 34도로 오히려 일반 고량주보다 그리 독하지는 않다.
하지만 비싼 가격 때문인지, 술을 마시지 않아도 그 향이 정말 좋았던 연태고량주.
다음에 중국집에 갈 일이 있으면 연태고량주를 한번 시켜먹어봐야겠다.
다음으로 나온 메뉴는 양장피.
알록달록 다양한 재료들이 올려진 양장피는 보는 것만으로도 맛있어 보인다.
보기에도 좋고, 맛도 좋은 양장피.
양장피의 아름다운 자태는 1분도 채 보기가 힘들다.
양장피를 먹으려면 겨자소스를 뿌려서 섞어 먹어야 하기 때문인데, 직원분이 알아서 잘~ 섞어주신다.
[space height=”200″]
음식이 나오기 전에는 많은 대화가 오갔지만, 음식이 나온 후 부터는 조용하다.
그저 술잔이 오고 갈 뿐.
양장피에도 송화단이 같이 나와서 송화단만 열심히 가져다 먹었다.
송화단을 많이 먹어서 그럴까? 밤새 뜬눈으로 일을 했는데도 전혀 피곤한 느낌이 없다.
다음 메뉴는 크림새우.
탕수육과 양장피가 중국요리의 기본이라고 하면, 크림새우는 조금 파격적이었다.
달콤한 크림소스와 부드러운 새우가 만난 크림새우.
젊은 직원들끼리 회식할 때는 크림새우를 꼭 시켜 먹으면 좋을 것 같다.
크림새우에 시원한 맥주 한잔~ 캬~ ^^
하지만 나이가 조금 있으신 어른들은 그닥 별로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 메뉴다.
개인적으로는 내 입맛에 딱 맞았던 신선한 중국집 메뉴.
중간에 계속 앞접시를 바꿔 주신다.
음식이 바뀔 때마다 앞접시를 바꿔야 전에 먹었던 음식과 맛이 섞이지 않기 때문이다.
작은 것 하나도 이렇게 챙겨주는 점은 참 마음에 들었다.
탕수육에 양장피, 그리고 크림새우까지 먹고 나니 이제 슬슬 배가 불러온다.
다음 메뉴는 유린기. 메인 메뉴는 이제 더 이상 안 시키기로 했다.
이렇게 푸짐하게 시키는데도 아직 13만원 정도밖에 안나왔다.
쥐꼬리같은 회식비로 이렇게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은 중국집 말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고기집에 가서 고기를 시켜먹어도 8명이면 기본 20~30만원 정도 나오는데..
우리가 이것저것 많이 시키니까 서비스로 주신 삼선짬뽕.
이름은 짬뽕이지만 그냥 짬뽕 국물만 나온다.
다양한 해물들과 신선한 야채로 끓여낸 삼선짬뽕.
역시 이런 국물이 있어야 술이 술~술 들어가기 마련이다.
[space height=”200″]
유린기가 나오자 또 여기저기서 서로 잔이 부딪힌다.
하루종일 열심히 일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기에는 술만큼 좋은 것도 없는 듯 하다.
대들 배가 부르다고 말하면서도 금방 사라져 버린 유린기.
닭이 너무 부드럽고, 매콤한 소스 역시 참 좋다.
다만.. 중간중간에 뿌려져 있는 청양고추는 잘못 먹으면 물을 5컵 이상 마셔야 할 수도 있으니까 매운 걸 잘 못먹는 사람들은 조심해야 한다.
유린기에 시원한 삼선짬뽕 국물까지 곁들여서 먹으니 정말 깔끔하다.
이번 모임에서 먹었던 음식 중에서 제일 맛있었던 삼선볶음밥.
7천원 밖에 안하는데 두 명이 먹어도 좋을 정도로 푸짐한 양이 나온다.
우리가 오늘 요리도 많이 시키고 하니까 서비스로 많이 주신거냐고 여쭤보니까 아니라고 하신다.
그냥 삼선볶음밥만 시켜도 이만큼씩 나온다고.
양도 푸짐하고, 무엇보다 안에 들어 있는 재료들이 너무 마음에 든다.
고급스런 재료들, 그리고 푸짐한 양. 우리집이 신당동이었으면 정말 자주 배달시켜먹을 것 같은 메뉴다.
삼선볶음밥에 이어 홍합짬뽕, 쟁반짜장, 고추짬뽕까지 나왔지만 삼선볶음밥 만큼 맛있지는 않았다.
만다리에서는 삼선볶음밥을 꼭 시켜 먹길 추천한다.
마지막 후식으로 나온 배.
그렇게 배가 부른데도 배가 입으로 들어가는 걸 보면 참 신기하다. ㅎㅎ
중국요리를 먹다 보면 강한 향신료가 조금은 거부감이 들 때도 있는데, 만다리는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괜찮았던 것 같다.
[space height=”200″]
만다리에는 이런 자리들로 만들어진 방이 3개나 있다.
그리고 각 방을 나눠 놓은 파티션도 모두 열어버리면 20명 넘는 단체 회식도 문제 없을 듯 하다.
위에서도 얘기했지만 중국요리가 의외로 회식비가 많이 안 나오는 편이다.
단, 비싼 술만 안시킨다는 전제 조건이 꼭 필요하다.
연태고량주 같은거 많이 시켜 먹으면 뒷일은 책임 못진다. 법인카드가 알아서 책임지겠지. ^^
만다리의 다양한 메뉴들.
다음에 가족들이랑 오게 되면 3인세트 정도 시켜 먹으면 딱 적당할 것 같다.
물론 다음에 와도 꼭 삼선볶음밥은 시켜 먹어야지~ ㅎㅎ
신당동 맛집 만다리
주소 : 서울시 중구 신당4동 333-67
전화 : 02-2253-1139, 02-2236-7615
청구역 3번출구에서 약 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space height=”50″]
[space height=”50″]
4 Comments
차도리님 맛난 요리 마니 드셨군요~ ^^*
특이하게 차려나온 중국음식들 다음에 먹으러 가고 싶어요~ ^^
다음에 꼭 드실 수 있을거에요.
단품 좋아하시니까 단품 위주로 몇개만 드셔보세요 ^^
아… 이 시간에 봐버렸어요 ㅜㅜ
지금 완전 출출한데.. 입만 벌리고 있네요. -ㅇ- ㅋㅋㅋ
연태고량주 사과향 나는게 마실 땐 맛있는데 몇분 후에 훅 올라와서
저는 잘 못먹겠더라구요. ㅎㅎ
양장피가 제일 먹고 싶은 밤인데 신당동 들리면 요기서 삼선볶음밥을
꼭 먹어봐야겠어요! ㅎㅎ
앗! 연태고량주를 아시는군요.
저는 그냥 고량주는 많이 마셔왔는데 연태고량주는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ㅎㅎㅎ
그 좋은 향이 사과향이었군요?
음음~ 다음에 가면 저도 연태고량주 꼭 마셔봐야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