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맣게 탄 냄비 닦는 법 : 소다와 식초를 이용한 방법

사무실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데 전화가 한통 왔다.
깜빡 졸다가 르크루제 냄비를 다 태웠단다.

올해 생일선물로 사 준 20만원짜리 르크루제 냄비를 태우다니.. ㅡ.ㅡ;;
일단 내가 집에 가서 알아서 할테니까 그대로 두라고 했다.

 

 

허걱.. 뚜껑을 열어보니 완전 테러 수준이다.
이게 냄비가 이만큼 타고 끝났으니 망정이지, 집이라도 홀랑 태워 먹었으면 큰일 날 뻔 했다.

보통 냄비를 태웠다고 하면 바닥 부분이나 조금 태우고 마는데,
이건 정말 냄비를 완전히 통째로 다 태워놨다.

 

 

 

손잡이 부분까지 올라온 그을음.
뚜껑도 예외는 없었다.

이걸 어쩐다…

일단 세제를 가지고 닦이는 데 까지 닦아본다.

 

 

 

어랏!

뚜껑은 의외로 세제만으로도 간단하게 잘 닦인다.
냄비도 이렇게 쉽게 닦이면 좋을텐데..

 

 

 

버뜨.. 뚜껑의 윗부분은 세제로 아무리 닦아도 이 정도 밖에 안닦인다. ㅠㅠ

 

 

 

초토화 되어 있는 냄비에 물을 부어 까맣게 탄 부분을 떼 내어 보았다.
된장국을 데우다가 깜빡 잠들었다는데, 된장국에 들어간 각종 재료들이 까만 석탄이 되어 버렸다.

 

 

 

일단 따뜻한 물만 부어서 이만큼은 떨어져 나왔다.
이제는 세제를 넣고 본격적으로 닦아 본다.

 

 

 

세제를 넣고 닦아도 큰 변화는 없다.
어쩔 수 없이 슈퍼로 향한다.

 

 

 

 

어디서 본 건 있어서 슈퍼에서 소다를 사 왔다.
원래 인터넷에서는 베이킹 파우더를 사면 된다고 하는데, 함량 부분을 보니까 베이킹 파우더는 탄산수소나트륨이 70% 정도밖에 안되고, 소다는 95%나 되어서 소다로 구입했다.
60g짜리 한봉다리에 300원. 얼마나 필요할 지 몰라 일단 3 봉지를 사 왔다.

 

 

 

인터넷에서 보면 탄 냄비에 소다 혹은 베이킹파우더 3 스푼과 물을 넣고 10~15분 정도 끓이고 닦으면 탄 냄비가 쉽게 닦인다고 했으나~!!
우리집 르크루제 냄비는 홀라당 다 타버렸기 때문에 커다란 솥 안에 냄비를 통째로 넣고 소다를 두 봉다리 넣어 푸욱 삶았다.

 

 

 

신기하게도 거품이 모락모락 올라온다.
뭔가 효과가 나고 있다는 말이겠지?

나름 기대가 된다.
이렇게 삶고 나서 수세미로 슥슥 닦으면 냄비가 깨끗해 지는 거겠지?

 

 

 

일단 냄비에서 꺼낼 때 탄 부분이 약간 떨어져 나온 거 말고는 특별한 차이점은 없어보인다.
소다 넣고 끓인다고 해서 자동으로 닦이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수세지로 좀 닦아 보았다.
오.. 뚜껑에 있던 탄 부분은 정말 신기하게도 깨끗하게 닦여 나갔다.
정말 신기하다.

 

 

 

냄비 안쪽도 뚜껑처럼 깨끗하게 다 닦여 나가길 기대했으나..
그 기대는 5분만에 좌절로 바뀌었다.

아무리 세제 넣고 수세미로 닦아 보아도 탄 부분은 그대로다.
물론 처음에 소다로 삶기 전보다는 훨씬 상태가 많이 좋아졌지만 그래도 탄 자국은 여전하다.

 

 

 

결국은 한번 더 삶기로 마음 먹었다.
아무래도 한 번 더 삶으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이 더운 여름밤에 또 냄비를 삶는다.

 

 

 

이번에는 소다를 4봉지를 부어 보았다.
처음에 3봉지밖에 안사서 또다시 슈퍼로 뛰어 나가야 했다. ㅠㅠ

 

 

 

보글보글~ 열심히 끓고 있는 르크루제 냄비.
제발 이번에는 좀 쉽게 닦였으면 좋겠다.

 

 

 

다시 수세미로 닦아 보았는데.. 아까 보다는 좋아지긴 했지만 결과는 여전하다. ㅠㅠ

 

 

 

어쩔 수 없이 식초까지 동원한다.
소다로만으로 잘 닦일 줄 알았는데, 소다가 안되니까 식초를 동원해 보았다.
인터넷에서 탄 냄비 밖는 방법을 검색하면 소다, 식초, 사과 껍질 등을 사용하라고 나와 있다.

 

 

 

식초까지 동원하니까 그나마 더 잘 닦이긴 하는데 그래도 얼룩덜룩한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다.
거의 30분 넘게 수세미로 정말 열심히 닦았는데도 냄비 상태가 메롱이다.

냄비 상태도 메롱, 내 정신상태도 점점 메롱이 되어 간다.
소다 넣고 끓여 보고, 식초도 사용해 봤는데 이 정도 밖에 효과가 없다니.. ㅠㅠ

 

 

 

온몸에서는 땀이 뻘뻘 나고 있고, 마지막으로 한번 더 끓여 보려고 소다를 왕창 부었다.
어차피 소다 남겨놔 봤자 집에서 쓸 일도 없을 것 같아서 남은 소다를 다 부어버리고 큰 냄비에 다시 넣어본다.

 

 

 

물을 붓기 전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소다 가루를 탄 부분에 비벼 보았는데..!!!
허걱이다.

30분 넘게 그 고생을 해도 안 지워지던 탄 자국이..
소다로 조금 부비부비 하니까 정말 쉽게 지워진다. ㅠㅠ

처음부터 이 방법을 알았으면 그 고생을 안했을텐데..
그나마 이제라도 이 방법을 알아서 천만 다행이다.

* 냄비가 탔을 때는 소다를 부어서 삶은 후에 소다 가루로 닦아 주면 슥슥 잘 닦인다. 소다 가루를 수세미에 묻혀서 닦아도 되고, 그냥 이렇게 고무장갑으로 한 움큼 쥐어서 닦아줘도 된다.

 

 

 

깨끗하게 닦여진 르크루제 냄비.

처음에 상태를 보고 이걸 버려야 하나 라는 생각도 했지만, 소다 덕분에 정말 깨끗해 졌다.
완전히 새까맣게 탄 냄비도 소다만 있으면 이렇게 깨끗해 질 수 있다는 게 참 대단한 것 같다.

 

 

 

한번 새까맣게 탔다가 다시 원상복구된 르크루제 냄비.
앞으로는 더 소중하게 잘 써줘야지~ ^^

그나저나 르크루제 냄비 뿐만 아니라 집에 있는 스텐레스 냄비들에 군데군데 탄 자국들도 날 잡아서 소다로 깨끗하게 만들어 줘야 겠다.
소다 싸게 살 수 있는 곳 어디 없으려나? 왕창 사다가 집안 식기들을 다 새거처럼 만들어야지~!!